[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7년 정유년도 어느덧 한 달도 채 남질 않았다.

자동차 업계에 있어 올해는 그야말로 ‘보릿고개'라 부를 만하다.

국내 1‧2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자동차는 사드 갈등의 영향으로 중국시장에서 크게 고전했다. 지난해 11.4%였던 중국시장 점유율은 올해 6.0%로 급격하게 곤두박질쳤다.

미국 시장도 여의치 않다. 8년 만에 가장 낮은 시장 점유율(7.5%)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중국보다 오히려 미국 상황을 더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지엠은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내수와 수출이 각각 25.6%, 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신차효과 덕에 내수시장에서 3.4% 증가했으나, 수출이 27.7% 감소했다.

르노삼성차는 내수 시장에서 SM6와 QM6의 신차 효과가 소멸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A‧B 세그먼트(경‧소형차)

국내 완성차 업체 중 내년에 경‧소형 신차 혹은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는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차, 르노삼성차 등 3개사이다.

먼저, 현대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에 전기구동계를 탑재한 전기차 ‘코나EV’를 출시할 예정이다.

▲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코나EV 스파이샷, 니로EV 스파이샷, 클리오

코나EV는 150W 전기모터를 탑재하며, 1회 충전(완전충전)으로 약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이오닉 알렉트릭’보다 증가한 전기모터 용량과 100km 이상 늘어난 주행거리를 지닌 것이다. 현대차는 향후 1회 충전으로 5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를 선보이고, 202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8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니로’의 완전전기차 모델인 ‘니로EV’를 출시할 예정이며 소형 세단 모델인 ‘프라이드’도 내년 출격을 앞두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6월 출시 예정이었던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2018년에 출시한다.

그동안 클리오의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출시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던만큼 마케팅 전략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C‧D 세그먼트(준중형‧중형차)

준중형‧중형차는 세단, 해치백, SUV 등 다양한 형태의 차종들이 격전을 펼칠 예정이다.

현대차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동급 해치백 ‘벨로스터’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역시 같은 급의 SUV인 ‘투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중형 SUV인 ‘싼타페’의 신형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 2세대 벨로스터(출처=현대자동차)

기존 벨로스터는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인 ‘PYL(Premium Young Lifestyle)’ 3형제 중 하나로 운전석 뒤쪽으로 별도의 도어가 없고 조수석 쪽에만 2개 도어가 달린 ‘1+2’ 비대칭 도어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날렵하게 빠진 쿠페 스타일로 젊은 층을 공략하려 했지만 주행성능이 따라주지 못해 ‘별로스터’라는 별명이 붙은 비운의 차량이다.

벨로스터는 7년 만에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재탄생했다. 국내에서 카파 1.4리터 가솔린 터보와 감마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등 총 2개의 모델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투싼과 싼타페 등 SUV 라인업 강화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늘어나는 SUV 수요에 발을 맞추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투싼은 수소전기동력계를 탑재한 수소연료전지차(이하 FCEV)로도 출시할 예정이다. FCEV는 수소와 산소를 통해 생산한 전기로 모터를 돌리고, 부산물로 물만 배출하는 무공해 차량으로 지난 2013년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형 FCEV(ix35)를 생산한 바 있다.

기아차는 내년 상반기에 준중형 세단인 K3와 중형 세단 K5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 차량의 부분변경 모델은 도어 구조가 보다 안전하게 변경됐고 사이드 커튼 에어백 길이가 길어지는 등 안전사양이 보강됐다.

▲ 쉐보레 '에퀴녹스'(출처=쉐보레)

한국지엠은 준중형 SUV ‘에퀴녹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 출시된 에퀴녹스는 미국에서 매년 20만 대 이상 판매되는 인기 차종이다. 에퀴녹스는 1.5 가솔린 터보모델 기준으로 한국에 출시될 경우 약 2,800~3,500만 원 정도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준중형 핫해치인 ‘메간RS’와 중형 MPV인 ‘에스파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형 메간RS는 최대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39.8kg.m를 발산하는 1.8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을 탑재한 해치백이다. 강력한 엔진만 갖춘 것이 아니라 다운시프팅이 가능한 멀티 체인지 다운 기능, 사양에 따라 4바퀴 조향 시스템과 유압식 압축 서스펜션 등의 옵션도 갖추고 있다.

에스파스는 7인승 MPV로 최대출력 225마력, 최대코트 30.6kg.m를 가진 엔진을 탑재했다. 에스파스가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 것은 지난 2015년 개최된 서울모터쇼이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출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에스파스의 상품성이 없기 때문에 출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MPV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으며, 7인승 MPV가 9인승 MPV로 대체되는 것도 에스파스에겐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MPV 모델이 없는 르노삼성차의 브랜드 확장 측면에서 에스파스는 꼭 필요한 모델인 만큼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출시가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E 세그먼트(대형차)

대형차는 현대차와 한국지엠, 쌍용차가 각각 특색있는 대형SUV를 선보이고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기아차의 경우 세단과 MPV 등 총 두 종류의 신차를 출시할 전망이다.

먼저,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대형 SUV를 내년 연말쯤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9월 'G70' 출시로 세단 라인업을 완성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SUV로 브랜드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제네시스 GV80 콘셉트카(출처=현대자동차)

이미 지난 6월 'GV80' 콘셉트카를 공개하면서 그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만큼 업계는 늦어져도 2019년에는 SUV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플래그십 세단 ‘K9’의 완전변경 모델을 내년에 출시한다. 차체크기, 파워트레인 개선은 물론 차명과 엠블럼까지 새롭게 탄생할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는 K9 후속 모델이 ‘EQ900’에 버금가는 상품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엔진의 경우에도 EQ900과 동일한 V6 3.3리터 트윈터보 가솔린, V6 3.8리터 가솔린, V8 5.0리터 가솔린이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니발’은 내년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될 전망이다. 먼저, 동력계에 변화를 줄 것으로 판단한다. 주력 엔진인 2.2리터 디젤은 요소수를 촉매제로 쓰는 SCR 방식을 채택한다. 아울러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배출가스 감소, 연료효율 향상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는 것이 계획이다.

▲ 쉐보레 '트래버스'(출처=쉐보레)

한국지엠의 경우 대형 SUV ‘트래버스’를 국내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북미에서 연간 10만 대 이상 팔리는 트래버스는 쉐보레 주요 모델로 동급 풀사이즈 SUV보다 큰 몸집을 확보해 최대 8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쌍용차는 내년 1분기쯤 럭셔리 대형 픽업트럭 ‘Q200(G4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G4 렉스턴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초고장력 4중 구조 '쿼드프레임(QUAD FRAME)'이 적용되며, 파워트레인도 G4 렉스턴과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m의 성능을 발휘하는 2.2리터 디젤 엔진과 자동 7단 변속기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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