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수박' 등 위생문제 지속 제기 …유통업계 "위생관리 우선해야"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이마트(대표 이갑수)가 자체브랜드(PB 또는 PL)상품 매출 호조에 힘입어 13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지만, 정작 PB상품 위생관리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며칠 전 컨슈머치에서 보도된 이마트 '반쪽수박' 논란(관련기사 '세균 득실 반쪽수박, 이마트 나홀로 판매 강행')과 함께 PB상품 위생관리에도 허점을 보여 소비자 신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PB상품 위생관리 미흡과 관련된 문제는 이마트 외에도 홈플러스(대표 도성환), 롯데마트(대표 김종인) 등 대형마트를 비롯해 CU(대표 박재구), 세븐일레븐(대표 정승인), GS25(대표 허승조) 등 편의점 업계까지 지속 발생하고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마트 PB상품 즉석밥 전량 회수…세균수 기준치 950배 초과

지난달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중소기업 한결이 제조한 ‘밥솥 없이 바로 짓는 밥’이 경기도 위생팀 품질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 이마트 PB상품 '밥솥없이 바로 짓는 밥'

해당 상품은 이마트 PB상품으로, 기준치(g당 10만 마리)를 무려 950배나 초과한 세균이 검출돼 유통 중인 252개(126㎏) 제품 전량 수거 조치됐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세한 원인 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20일 식약처로부터 '밥솥 없이 바로 짓는 밥' 제품의 회수와 판매중지 통보를 받았다"며 "이마트 전 지점에서 해당 제품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된 제품의 전량 철수와 관련해 이마트 매장 내에 안내문을 게시했고,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전부 환불을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위생불량’ 적발…소비자 신뢰도↓

PB상품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데 국내 대표 대형마트, 편의점 업체들은 반복적으로 위생 관련 문제를 노출하며 소비자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지경에 놓였다.

   
▲ 지난해 말 '쓰레기과자' 논란에 휩싸였던 코스모스제과 '멀티그레인'. 당시 홈플러스, GS25 PB상품으로 판매됐다.
   
▲ 2015년 PB상품 위생문제 적발 일지

이마트 외에도 올해 6월 CU, 롯데마트,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업체의 자체브랜드 제품이 위생관리 부실로 적발된 바 있다.

CU의 PB상품 과자 '허니버터 프레첼'은 유통기한 미표시 제품 원료가 사용됐으며, 롯데마트 '통큰우리나라맛밤'은 원료수불부 및 생산·작업기록 미작성을 사유로 행정처분 받았다. 세븐일레븐 '땅콩범벅카라멜콘'과 롯데쇼핑 '초이스엘 고구마형과자' 등은 부적합 지하수를 사용하다 적발됐다.

지난해 '쓰레기과자' 논란을 빚은 코스모스제과 '멀티그레인'은 홈플러스와 GS25 PB상품으로 유통기한 경과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PB상품 개발 기획 시 우수한 상품을 보유한 협력업체를 탐색하고, 출시 후에도 담당 MD와 PB관리 전문파트너업체가 협력업체를 방문해 설비나 위생 관리를 철저히 체크한다”며 “위생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PB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PB상품 전성시대…철저한 상품관리 ‘최우선 과제’

PB상품은 경기침체, 영업규제 등 악조건 속에서도 거의 유일한 돌파구로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PB상품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PB상품 개발에 가장 공을 들인 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 동향 분석 결과, PB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4% 신장을 기록했으며, 상품 판매수량도 18.4% 늘어났다. 이마트는 PB상품 덕택에 13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 역시 전체 매출은 0.9% 증가한 반면 PB상품은 21% 증가했으며, 편의점 CU의 PB상품 매출도 22.8% 성장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PB상품이 철저한 위생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문제는 이제 더이상 간과할 수 없는 핵심 문제로 대두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 PB상품은 이제 저렴함으로 승부하기 보다 고급화까지 꾀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식품 위생에 대한 관리부터 철저히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마트 PB상품 위생관리가 문제 된 건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7월 이마트 맛강정 스낵에서 금속성 이물질 발견돼 식약처에서 322상자에 대해 긴급 회수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으며 지난 2010년 6월엔 이마트 옥수수전분서 식품첨가물인 이산화황(다량 섭취시 천식환자 호흡곤란 유발)이 기준치 2.3배 이상 검출돼 해당제품 전량이 회수 조치되기도 했다.

이산화황은 다량섭취시 천식환자들의 호흡곤란 유발로 자칫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수 있는 첨가물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PB상품 개발에 주력함과 동시에 식품안전과 윤리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이마트 일선에선 정 부회장의 구호를 역행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