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편의점·패스트푸드 등 커피시장 포화상태…업체별 실적 양극화 극명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저가 커피'에 이어 '편의점 커피' 공세까지 더해지며 국내 커피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잘 나가던 대형 커피전문점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왕좌 지킨 스타벅스·저가 선봉장 이디야·치고 올라오는 할리스

최근 발표된 주요 커피전문점 공시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 이디야, 할리스커피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 (출처=스타벅스홈페이지)

직영점만을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7,739억 원으로 전년(6,170억 원) 대비 25.42% 성장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71억 원, 282억 원을 기록, 업계 1위를 고수했다. 

저가커피 시장의 선두주자 이디야 역시 전년 대비 16.61% 증가한 1,355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당기순이익도 16.07% 늘어난 13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세를 몰아 올 초 이디야커피 문창기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매장 수도 현재 1,800개에서 3,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는 할리스에프앤비는 당기순이익이 소폭 하락했지만 매출액 규모는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1,000억 원대를 돌파했다.

할리스커피 관계자는 “최근 직영점을 늘리면서 투자 비용도 증가해 순이익이 조금 줄었을 뿐 실제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으로 볼 때 큰 폭으로 성장 중인 것이 맞다“며 "지난해 디초콜릿 인수와 프리미엄 매장 할리스커피클럽 오픈 등 타겟층을 세분화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울상’

반면 한 해 장사를 망쳐 울상 짓는 업체도 있다. 바로 카페베네다.

카페베네의 실적 하락은 유독 가파르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매출액 1,21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4.84% 하락했다. 영업손실은 29억 원에서 113억 원으로, 당기순손실은 156억 원에서 269억 원으로 각각 적자 폭이 확대됐다.

   
▲ 카페베네 최승우 대표

2008년 혜성처럼 등장한 토종 브랜드 카페베네는 인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이어 드라마 ‘시크릿가든’, ‘대물’ 등 수 많은 간접 광고를 진행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지난 2012년에는 매출 2,000억 원대에 진입하며 자사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해외사업 부진 및 무리한 사업확장 덫에 걸려 실적악화의 길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된 카페베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결단으로 최대주주를 김선권 회장에서 사모펀드로 교체했다. 창업주인 김 회장은 경영권을 내려놓은 것은 물론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위기의 카페베네를 구하기 위해 새롭게 등판한 최승우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기간 양적인 성장에 치우치다 보니 질적인 부분을 소홀했다”고 반성하며 “앞으로 커피전문점이라는 본질에 충실해 가맹점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고객에게 사랑 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줄줄이' 긴장

카페베네뿐만이 아니다. 커피빈, 엔제리너스, 탐앤탐스, 드롭탑 등 커피전문점 업체 대부분이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커피빈은 지난해 매출액 1,389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5% 하락이라는 속 쓰린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은 39억 원, 당기순이익은 25억 원으로 집계돼 둘 다 전년대비 60%이상 급감했다.

2000년대 후반 ‘별다방’ 스타벅스와 함께 대형 커피브랜드 르네상스 시대를 걷던 ‘콩다방’ 커피빈이 단단히 체면을 구기된 셈이다.

   
▲ 편의점 내 커피기계(좌측), 광화문 저가 커피매장 앞(우측)

가장 비싸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커피빈은 최근 설상가상 CCTV로 직원 감시하는 등의 이슈로 갑질 업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커피전문점 업계의 전반적인 부진은 저가커피점은 물론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편의점까지 커피 시장을 넘보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00원대 저가 커피, 편의점 커피가 넘쳐나고 있는데다 공차, 설빙 등 대체 시장도 많아지면서 현재 국내 시장은 완벽한 포화상태"라며 “많은 커피전문점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의 가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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