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당기순익 뒷걸음질, 1천억원대 배당 결정…지점통·폐합 및 구조조정설 '어수선'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외국계 기업 한국씨티은행(은행장 박진회)이 지난해 악화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잔치를 벌여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영업점 통폐합을 통한 인력 감축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 경영은 뒤로 한 채 미국 본사에 거액의 돈을 송금한다는 사실에 비난 수위가 거세다.

▶당기순익 절반이 배당금으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121억 원으로 전년대비 6% 감소했다.

지난해 총 수익은 1조1415억 원으로 전년대비 6.9% 줄었다. 이자수익은 전년도대비 4.0% 감소한 1조681억 원, 비이자수익은 전년도대비 14.0% 감소한 550억 원을 기록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축소에 따라 이자부자산이 6.6% 감소하면서 이자수익이 줄었다”며 “비이자수익의 감소는 보험상품 판매수수료의 감소와 신탁보수의 감소 및 신용카드관련 지급수수료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실적 부진 속에서도 지난해 이어 올해도 1,000억 원대의 고액 배당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결국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의 고배당 논란과 국부유출 논란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씨티은행은 지난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금 규모를 1,146억 원(주당 360원 보통주 기준)으로 결정했다.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은행 지속적으로 거액의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2010년 1,002억 원, 2011년 1299 억 원, 2012년 798억 원, 2014년 509억 원, 2015년 1,165억 원 등으로 배당금을 결정했다.

은행권의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데다 부진한 실적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씨티은행이 매년 고배당을 결정하면서 회사 경영보다 주주의 잇속만 챙긴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특히 배당금 대부분이 미국 씨티그룹 본사로 흘러 들어간다는 점에서 국부 유출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그룹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 및 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위하해 자본비율이 양호한 국가에 대해 이에 상응하는 배당을 실행하고 있으며,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배당 후에도 BIS 자기자본비율은 국내은행과는 견줄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자본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또한 지난해 당기순익이 6% 감소한 만큼 배당금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배당금은 주주에게 돌아가는 것인데 국부유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예컨대 글로벌 시대 속에 우리나라도 반대로 해외에 많이 진출해 있고, 수익이 발생하면 배당을 받아 올텐데 그런 것을 두고 똑같은 시선을 바라보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133곳 중 101곳 통폐합 예정?…노조 ‘반발’

특히 올해 배당 확대에 대해 더욱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는 일각에서 씨티은행이 점포 통폐합 등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지난 27일 WM센터 추가 개설과 디지털 채널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측은 디지털채널 강화를 통해 신규 고객의 80% 이상을 디지털 채널로 유치하며, 고객의 80%를 디지털채널 적극 이용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황에 맞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은행 측은 지점 통폐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해당 과정에서 기존 영업지점 축소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씨티은행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현재 126 곳의 영업점 중 101 곳을 폐쇄한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씨티은행 노조 측은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서 노사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측 현재까지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전혀 없다며, 통폐합이나 지점 축소라는 표현부터 잘못된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지점 수 자체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고객의 니즈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에 중점을 둔 계획이기 때문에 선후관계가 잘못 됐다는 것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번 소비자금융 전략 변화의 목표는 지점 수 조정이 아니라 고객의 거래중 95% 이상이 비대면 채널에서 일어나는 등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맞추기 위한 것이 목표”라며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과 이에 따라 변화하는 고객의 금융 서비스 이용 방식에 발맞춰 전통적인 지점 모델에서 벗어나 선도적으로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새롭게 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직원 수 변동은 없을 것이며,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는 전략 변화를 통해 지점망은 더욱 최적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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