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삼성전자가 결국 지주사 전환을 포기함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꼽혀온 삼성물산과 삼성SDS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악재를 이겨내는 사상 최고 실적과 그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로 주당 220만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27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사업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경영 역량의 분산 등 사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지주사 전환 문제는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주주제안 형태로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공론화 됐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수백 억 원대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과 악화된 여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지난달 삼성전자 측은 잠정보류 의사를 밝힌 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 결정을 철회한 배경에는 현실적으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문제들도 발목을 붙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산법과 보험업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할 경우 현재 금융 계열회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이 필요할 수도 있어 삼성전자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또한 최근 지주회사 전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건의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운 제반 여건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구조 대비 뚜렷한 개선 요인이 없어 주주 가치와 회사 성장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스마트폰, TV 등 세트 사업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고수익 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활용하는 등 선순환적 사업 구조가 지속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며 “이처럼 회사가 사업 구조적 측면의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바가 별로 없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7일 1분기 매출 50조5,475억 원, 영업이익 9조8,984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최대 영업이익을 낸 반도체 사업에 힘입어 비수기인 1분기에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지주사 철회 선언으로 장 초반 잠시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도 반등에 성공했다.

장중 한 때 222만6,000원까지 뛰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현재 27일 오전 12시 56분 현재 전거래일 보다 1.54% 오른 217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그룹 관련 주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보다 6.08% 하락한 12만3,500원에 거래 중이며, 삼성SDS는 6.48% 13만7,000원에 거래됐다.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