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8조 원 목표…초대형 IB, IMA·부동산신탁 업무 가능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본격적인 초대형 투자은행(IB) 시대를 맞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과 증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힘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6조6,411억 원)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NH투자증권(4조5,966억 원), KB증권(4조1,836억 원), 삼성증권(4조1,425억 원), 한국투자증권(4조1,049억 원) 등 4개사가 4조 원을 넘는 자기자본 규모를 갖추고 있으며 신한금융투자(3조996억 원)도 4조 원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들 대형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비중은 전체 증권사의 자기자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방안 도입에 따라 대형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자기자본 비중 확대에 골몰한 영향이다.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 카드를 내밀었다.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등급을 나눠 자금조달과 기업금융 관련 혜택을 늘려주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세부적으로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인 증권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증권사에 어음 발행과 기업에 대한 외국환 업무를 허용하도록 했다.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인 초대형 IB에게는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운영과 부동산신탁 업무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금융위가 내놓은 초대형 IB 육성 방안에 의해 증권사들이 몸집 키우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통합 미래에셋대우로 공식 출범하며 자기자본 기준 업계 1위로 우뚝 올라선 미래에셋대우는 그에 만족하지 않고 초대형 IB를 향한 도약에 여전히 고삐를 더욱 당기는 모습이다.

지난달 26일 미래에셋대우는 깜짝 발표를 통해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 규모는 기존 6조7.000억 원에서 7조1,000억 원으로 늘어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에서 압도적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최근 눈에 띄는 것은 메리츠종금증권의 도약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초대형 IB 경쟁에 합류하게 됐다.

지난달 29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총 7,479억9,994만 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3월 말 메리츠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자기자본을 2조3,285억 원으로 늘린데 이어 이번 RCPS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서면서 대형 IB 자격요건을 갖추게 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금융에서의 경쟁력 감안했을 때도 이번 자본확충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준비로 판단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종합금융업 라이선스가 2020년 4월에 만료됨에 따라 영업자산 축소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는데 종합투자사업자 지정 시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의 100%까지 확대되면서 영업자산 축소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자기자본 1조 원 미만의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은 생존의 기로에 섰다. 초대형 IB 공룡들의 탄생과 함께 이들 중소형 증권사들은 틈새시장을 확보해 자사만의 사업 영역을 구축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

올해 3월 기준 자기자본 1조 미만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8,422억 원), 교보증권(7,585억 원), 현대차투자증권(7,548억 원), 하이투자증권(7,055억 원), 유진투자증권(6,782억 원), 동부증권(5,802억 원), IBK투자증권(5,594억 원), 부국증권(4,502억 원), KTB투자증권(4,374억 원), SK증권(4,232억 원), 이베스트투자증권(3,606억 원) 등이다.

이 가운데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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