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4대 금융지주사들은 각기 은행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고자 보험, 증권, 카드 등 비은행 부문 실적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보험업이 4대 금융지주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이익기여도가 가장 높았던 업체는 KB손해보험과 NH농협생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가계대출 시장의 호황으로 은행 수익이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데 성공한 반면, 보험 계열사의 순이익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이익기여도는 줄은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등 4대 은행 계열 지주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총 순이익은 9조1,58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 KB생명, 신한생명, 하나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생명 등 지주 계열 보험사들의 순이익은 총 5,977억 원으로, 지주사 순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이 6.5%로 나타났다.

지주사 이익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곳은 KB손보와 NH농협생명이었다.

▲ 보험계열사의 지주 내 이익기여도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52.68% 증가해 3조3,440억 원을 기록, 사상 최초 3조 원대 순이익 달성에 진입했다. 이 가운데 3,303억 원이 KB손보가 올린 이익으로, 지주 이익기여도가 약 10%에 달한다.

KB생명의 지난해 21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지주 이익기여도가 0.6%로 나타났다. KB손보와 KB생명의 당기순이익을 모두 합치면 KB금융지주 내 보험사가 차지하는 이익기여도는 총 10.50%가 된다.

NH농협금융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8,598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167.9% 늘어난 기록으로 지난 2012년 지주회사 출범 후 최대치다.

이 중 NH농협금융의 주요 보험 계열사인 NH농협생명의 당기순이익은 854억 원으로 지주 이익 내 9.9%의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NH농협손보의 당기순이익은 265억 원으로, 지주 이익기여가 3.1%로 조사됐다.

NH농협생명과 농협손보 두 보험계열사 당기순익이 지주 당기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13%로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다.

그러나 전년도와 비교하면 NH농협금융지주 내 보험 계열사의 영향력이 많이 축소된 모양새다.

지난 2016년 농협금융지주가 거둔 3,210억 원의 당기순이익 가운데 48.1%가 농협생명으로 나온 수익이었다. 농협생명의 지주 이익기여도가 전년 대비 38.2%p 줄어든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생명의 당기순익은 1,206억 원으로, 지주 전체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 가량이다.

전년도 당기순이익 기여도 부문에서 신한금융투자를 제치고 그룹 내 3인자로 올라섰던 신한생명은 이익기여도가 1.3%p 하락하면서 다시 4위로 주저앉았다.

신한생명 측은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9.9% 감소했으나, 전년동기 인식한 이연법인세수익 효과를 제외하면 경상 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 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순이익 2조 원 클럽에 가입하는 호실적을 거뒀지만, 금융지주사 가운데 이익비중의 은행부문 쏠림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거론된다.

하나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이익 기여도가 가장 낮다는 지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난해 하나생명의 이익기여도는 0.7%에 불과했다.

최근 금융지주사들은 체질개선 후 비은행부문 M&A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고 있는데 특히 보험 매물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KB금융과 신한지주는 비은행 부문 확대를 통해 '리딩' 그룹 자리를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보험사 M&A에 격돌을 예고 중이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 중 가장 알짜 매물로 꼽히는 ING생명을 두 업체 모두 눈 여겨 보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KB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할 경우 KB손보에 비해 턱없이 몸집이 작은 KB생명을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용하게 된다. 2012년 이후 6년만에 다시 돌아온 ING생명 인수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올해 KB생명의 새로운 수장으로 지난 2015년 LIG손보(현 KB손보) 인수 이후 통합 등을 총괄했던 허정수 사장을 낙점한 것도 KB금융의 의중을 일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KB금융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뺏긴 신한금융도 보험사 인수를 통해 약진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ING생명 인수는 신한금융지주에게 있어서는 리딩뱅크를 탈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묘수이기 때문.

만약 신한금융지주가 자산규모가 31조 원의 ING생명을 인수해 자산규모 30조 원의 신한생명가 합쳐지면 단숨에 자산규모로 생보업계 5위로 올라가 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은행 편중 수익구조 다각화 노력을 위해 보험중심 경영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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