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최근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가 일제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소비자들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돌려 달라며 가격 인상에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시민단체들도 인상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가격인상 반대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중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재화와 서비스의 적정한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지 누군가가 나서서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멀티플렉스 3사의 그간 행태를 보면 시장의 가격을 공급자인 기업이 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들은 가격 인상시기 때만 오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최근 관람료를 인상한다. 최근에도 사이 좋게 1,000원씩 관람료를 올렸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에도 CGV가 좌석별로 차등요금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관람료를 인상하자 얼마지나지 않아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도 나란히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불신은 더 팽배하다.

이들은 2014년부터 CGV가 가격을 올리면 가격을 뒤쭟아 올리는 방식으로 관람료를 올려왔다. 올해 대장격인 CGV가 가격 인상에 나머지 2개사는 묵시적인 담합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동의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참여연대 측에서는 CGV가 시작한 가격 인상이 언제나처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까지 이어지면서 ‘담합’이 의심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전형적인 독과점시장 레퍼토리가 수년간 되풀이 되고 있지만 이들 업체가 영화 산업, 더 정확히는 97%에 달하는 압도적인 상영관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소비를 할 수밖에 없다.

가격뿐만 아니라, 국내 소비자들은 웬만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방문해서 '특별히 좋거나 나쁜'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 

영화관 서비스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완전히 똑같은 관람료, 비슷한 상영 환경, 개성없이 프로모션만 넘쳐나는 매점 메뉴 등 경쟁이 없는 멀티플렉스 시장에는 발전과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없다. 

소비자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 판단하고 그것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기업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동시에 최대의 이윤을 남기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시민단체와 소비자들이 분노할 것이라면 '왜 가격을 인상하는가'보다 '왜 경쟁하지 않는가'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영화라는 대중적인 문화 생활을 볼모로 소비자들의 권리를 앗아가고 자신들의 노력은 게을리 하는 멀티플렉스 업계에 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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