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수협중앙회에서 독립해 자회사로 새롭게 출범한 Sh수협은행(은행장 이동빈)이 소매금융 경쟁력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중견은행 일등은행’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수협은행은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은행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시중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강한 은행’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구원투수’ 이동빈 행장 “고객 수 두 배로 늘려야”

정부와 중앙회의 힘겨루기로 약 반년 간 ‘행장 공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흔들리던 수협은행은 이동빈 행장의 취임 이후 확고한 경영 목표와 뚜렷한 방향성을 잡았다. 바로 ‘리테일 기반’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다.

 

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2,6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자산규모도 약 4조 원이 증가해 36조 원 대에 진입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85%로 경쟁은행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수협은행의 올해 순이익 목표치는 3,000억 원이다.

지난해 12월 1일 송파구 수협은행 본점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동빈 행장은 "지난 1년간 수협은행은 확충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은 물론 건전성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이뤘다"며 "영업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공헌했다.

수협은행의 자산 구조는 기업여신 70%, 가계여신 30%의 수준으로 부실률이 높고 안정성이 낮은 기업여신에 편중돼 있다. 이 행장은 금융환경 위기의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자산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매여신과 비소매여신의 비중이 5:5 수준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수협은행을 이용하는 고객 수를 현재 120만 명에서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매년 20~30만 명의 고객을 새롭게 만들어 적어도 3년 내에는 200만 명 이상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것.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빅데이터,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뱅킹 등이 금융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 모든 것들이 우량고객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판단이다.

이 행장은 “현재 120만 명 수준의 고객기반으로는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없을 뿐더러 비이자사업을 활성화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자산규모를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200~250만 명 수준의 고객이 적정하다. 이를 위해 영업점은 매년 10만 명 이상 고객 수를 증대하고 비대면 채널과 본부 영업으로 20만 명 이상을 확보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테일 기반 확대 총력...핵심은 대중성과 디지털?

이 행장의 구상을 가시화시키기 위해 Sh수협은행은 최근 본격적인 리테일 강화 전략들을 펼치고 있다.

우선 수협은행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유명인 광고모델을 섭외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인지도 강화를 위해 홍보·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수은행 이미지를 벗고 제1 금융권으로서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족한 대중성과 젊은층의 인지도를 끌려 올리는 게 선행돼야 하는 탓이다.

 

수협은행은 우선 브랜드 광고모델로 방송인 오상진 씨를 기용하고 이달부터 TV와 라디오, 인쇄광고 홍보에 돌입했다. 수협은행이 유명인을 모델로 광고를 진행한 것은 1993년 이후 무려 25년이다. 수협은행은 이후에도 다양한 세대별 후속 모델을 기용해 인지도 제고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비대면채널 고객 편의성 증진을 위한 뱅킹 서비스 개편 및 인프라 구축에도 착수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항할 수 있는 정도의 편의성을 갖춘 ‘미니뱅크’를 올해 내 오픈 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비대면 채널과 연계해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여·수신 상품도 지속 출시 중이다. 핀테크 전문기업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모바일 전용 ‘잇자유적금’을 출시, 영업점 방문·서류제출 없이도 최고금리 4%를 제공한다.

리테일 영업에 대한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수협은행은 자연스럽게 고객지원센터의 서비스 품질 제고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상담업무를 수신, 여신, 펀드, 카드 등으로 보다 세분화하고 전문화할 계획이다.

또한 AI, 챗봇, 보이는 ARS, SST 등 각종 디지털 솔루션을 구축하고 이와 함께, IT분야 전문 인력도 채용해 고객만족도를 제고해 나갈 예정이다.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의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자산규모는 지방은행 등 경쟁은행 대비 약 70% 수준이며, 점세권 기반도 약해 비이자이익 규모가 경쟁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일은 리테일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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