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레코드 - 은행 2017년] 디지털금융 추세…저수익·중복 점포 정리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가속화되는 디지털금융 추세 속에 문을 닫는 은행 점포들이 늘고 있다.

직접 점포를 찾기보다 비대면 거래를 통해 업무를 보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비용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저수익 점포나 중복 점포 정리에 나서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은행 점포의 약 5%에 해당하는 299개 점포가 폐쇄됐다.

작년 한 해에만 KB국민은행(은행장 허인), 우리은행(은행장 손태승), 신한은행(은행장 위성호), KEB하나은행(은행장 함영주) 등 4대 시중은행 점포는 3,757개에서 3,575개로 182개 줄었고, 한국씨티은행(은행장 박진회)과 SC제일은행(은행장 박종복) 등 외국계은행도 104개 점포을 폐쇄했다.

반면 NH농협은행(행장 이대훈), IBK기업은행(은행장 김도진), Sh수협은행(은행장 이동빈), KDB산업은행(은행장 이동걸), 수출입은행(은행장 은성수) 등 국책은행이나 특수은행들은 대체로 기존의 점포 수를 유지했고, 오히려 소폭 늘린 업체도 있다.

▲ 2017년 12월 기준 은행별 점포 수 추이

은행별 살펴보면 점포 축소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이다.

지난해 초 씨티은행은 디지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 차원에서 대규모 점포 통폐합을 단행하고 신규 고객의 80% 이상을 디지털 채널로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은행권에 점포 축소 바람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2016년 말 133곳이던 씨티은행 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44개로 과반 이상 통폐합됐다. 총 89개의 점포가 사라져 감소율이 70%에 육박한다. 1년 사이 동네 점포 10곳 중 6~7곳이 사라진 셈이다.

점포 감소율이 두 번째로 큰 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KEB하나은행이다. 863개에서 776개로 10% 넘게 지점이 줄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71개의 점포가 사라졌다. 2016년 말 기준 1,128개였던 점포 수가 지난해 말 1,057개로 줄었다. 감소율로 따지면 6.29% 수준이다.

뒤를 이어 외국계은행 SC제일은행의 점포가 254곳에서 239곳으로 15개(-5.90%) 줄었고, 우리은행은 894곳에서 876곳으로 18개(-2.01%) 점포를 통폐합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적은 6개(-0.07%) 점포를 축소했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화로 모바일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하는 경쟁력 갖추기 위해 디지털 금융 강화에 집중하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로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전통적인 방식의 은행 업무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이용률이 줄고 있는 대면 창구거래에 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 할 이유가 없어지면서 향후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라 점포 다이어트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으로 특수은행들은 대부분 기존 점포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은행들 중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 중이다. 2016년 12월 기준 1,160개였던 점포가 지난해 말 기준 1,151개로 단 9곳(-0.78%)이 줄어드는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디지털 금융의 취약계층인 농업인과 노년층이 겪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영업점을 유지하는 전략을 펼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IBK기업은행은 8개(-1.23%) 점포가 줄었고,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점 수 변화가 없었다.

Sh수협은행 오히려 점포가 4개 더 늘었다. Sh수협은행은 올해도 리테일 기반 확대를 위해 신도시 등에 10개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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