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이 최근 뜨거운 화두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출시부터 지금까지 ‘유해성’을 두고 말이 많았다. 업계는 일반담배에 비해 덜 유해하다는 입장이지만 학계는 일반담배와 큰 차이가 없으며, 결코 무해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해성분은 적지만, 타르 및 니코틴 함량은 일반 담배 보다 더 높은 수치라며 덜 유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내용이다.

업계는 조사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식약처와 업계의 이견

식약처는 최근 국내 판매 중인 궐련형전자담배에서 니코틴, 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니코틴 함유량도 일반담배와 큰 차이가 없고 특히 일부 제품은 일반담배보다 타르 함유량이 높게 검출 돼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 BAT 글로

이에 대해 업계는 식약처가 흡연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타르만 초점을 맞추고 기타 유해성분 저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전자담배 유해성분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적게 나왔는데 이 결과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고 타르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타르는 담배규제의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으며 타르 수치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AT코리아 역시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가 잠재적 유해성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명시지 않았다는 점은 놀랍고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타르 수치에 대한 식약처 분석결과도 오도적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쟁점은 ‘타르’

정부와 담배업계는 '타르'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식약처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앰버),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의 글로(브라이트토바코), KT&G 릴(체인지) 등 3개 회사의 궐련형 전자담배를 분석했다.

정부의 조사 결과 아이코스, 글로, 릴의 타르 평균함유량은 각각 4.8mg, 9.1mg, 9.3mg 검출됐다. 이는 시중에 유통되는 일반 담배의 평균 타르함유량(0.1~8.0mg) 보다 높은 수치다.

▲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필립모리스는 이에 이의를 제기했다.

식약처는 에어로졸(증기)에 포함된 9종의 유해물질 함유량이 조사 대상 일반담배에 비해 평균 90% 이상 적게 나온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이 부분은 배제한 채 타르 및 니코틴 수치만 부각시켰다는 설명이다.

브리티쉬에메리칸토바코(BAT) 역시 식약처가 일반담배 대비 유해성분 배출량이 상당히 저감됐음에도 이를 명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와 같이 궐련에 불을 붙여 태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 같은 타르를 생성하지 않는다”며 “최근 독일 연방위해평가원도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의 타르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타르는 태우는 일반담배의 연기에 적용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에 적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해 찌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타르 측정법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무의미한 논쟁"

하지만 이 모든 논쟁이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식약처의 입장이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유해하다, 덜 유해하다를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조사 결과를 통한 유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일 뿐,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 KT&G 릴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쟁점인 타르를 놓고 봤을 때 식약처의 조사 결과와 업계 자체 조사 결과 모두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며 “국내 전자담배 출시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체 유해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의 분석처럼 일반 담배보다 많은 양의 타르가 검출된 점을 집중해 보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성분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지만 사실 임상 실험 및 연구는 오랜 기간이 쌓여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인체 유해성에 대한 연구는 더 오랜 기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담배도 개인의 습관과 타르의 수치에 따른 다양한 제품에 대한 흡연자의 선택에 따라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체 유해성 부분도 쉽게 분석할 수 없다는 것.

담배업계 관계자는 "보다 많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식약처의 이번 조사 결과 발표는 결국 ‘담배는 담배’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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