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지엠(대표 카허 카젬)이 법인신설 문제로 노사갈등 빚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지엠은 신규투자, 신차개발, 신규인원 채용, 아시아태평양 본부 설립 등과 함께 글로벌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신설법인 설립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한국지엠이 신설법인을 예고하자 노조 측은 지난 24일 부평공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노조는 “5,000만 달러 규모 신규투자, 신차개발, 신규인원(엔지니어 100명) 채용, 아시아태평양본부 설립 등의 계획은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신설법인 설립은 군산공장 폐쇄에 이은 또 다른 구조조정음모로 규정하고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설법인 설립을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막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신설법인 설립…노조 “구조조정 일환” vs 사측 “효율적인 연구개발”

노조는 한국지엠이 추진하는 신설법인이 법인을 추가로 신설하는 것이 아닌 기존 법인을 생산과 연구개발로 나누는 법인 쪼개기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추가 구조조정을 위한 선수(先守)를 쳤다는 것이다.

노조가 걱정하는 부분은 한국지엠이 추후 알짜배기인 연구개발 법인만 살리는 경우다. 차량 생산은 생산설비가 갖춰진 곳이라면 한국공장이 아니더라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국지엠 노조는 고비용 저생산성 등 떨어지는 가성비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법인이 분리돼있다면 글로벌GM 측에서 이를 문제 삼아 구조조정을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다.

이에 한국지엠 관계자는 “보다 효과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신규 법인을 설립하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며 “이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는 것은 확대해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개발 법인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규모로 설립될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팀장급 직원 성과급 지급…노조 “성과급 파티” vs 사측 “팀장급은 직원 아닌가”

노조는 최근 한국지엠이 팀장급 직원 960여 명에게 성과급을 1,300만~1,500만 원씩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지엠 측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 2월과 4월 160여 명의 조합원들이 신청한 퇴직금중간정산금을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급하고 있지 않으며, 매월 인당 1만 원씩 지급해야할 사기진작비도 지급하고 있지 않다.

노조는 “비용절감한다고 일반직원들에게는 믹스커피조차 못사게하면서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8,100억 원으로 성과급 돈 잔치를 벌이는 것이 말이나 되냐”고 말했다.

노조의 '성과급 돈 잔치' 주장에 한국지엠 측은 노조의 말이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한국지엠 관계자에 따르면 노동조합원들은 올해 1월 타결된 임단협으로 2월과 4월 각각 400만 원, 600만 원 등 총 1,05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성과급으로 지급받았으며, 일반 사무직들 역시 그에 준하는 금액을 받았다. 지급받은 성과급은 지난 2016년 성과에 대한 금액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간부급 직원 모두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했다. 또 간부 직원들 모두가 1,300만~1,5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았다고 하는데, 실제 지급된 금액은 이에 못미치는 금액이 대부분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간부급 직원들의 경우 노조를 포함한 직원 모두가 성과급을 받을 때 받지 못했다가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챙겨준 것이다”며 “성과급 잔치라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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