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8년만에 여름 휴가 전 완전 타결됐다.

27일 노조는 전체 조합원(5만573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협 잠정합의안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4만2,046명(83.14%) 가운데 2만6,651명(63.39%)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4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격려금 250%+280만 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심야근무를 20분 줄이는 대신 ▲임금을 보전하고 ▲생산라인별 시간당 차량 생산 대수(UPH)를 0.5대 늘리기로 하는 완전한 주간 연속2교대제 시행방식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는 ▲G2(미국·중국)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수입차 관세 등 대외 통상 이슈 지속 ▲노조 파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 등의 이유로 올해 빠른 타결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타결된 시행안은 내년 1월 7일부터 적용된다.

(출처=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출처=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현대차 극적 타결…기아차도 가능성 높아졌다

업계 1위이자, 매년 임금협상에 애를 먹던 현대차가 신속한 타결을 이뤄내자 기아차 역시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아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과 관련 총 네 차례의 본교섭과 다섯 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4일과 25일에 파업찬반 투표를 벌여 과반이 넘는 찬성표를 획득했다. 합법적으로 파업을 벌일 준비가 된 것이다.

하지만 기아차 노조 측은 “파업 실행여부는 휴가 이후에 구체화 될 전망이며 사 측과의 협상 여부와 현대차의 조합원총회 결과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불어 ‘노무통’인 최준영 전무가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기아차의 노사관계가 긍정적인 변화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기아차 노사의 조속한 협상 타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서 시작된 훈풍…자동차 업계 전체로?

현대기아차의 협상이 수월하게 마무리될 경우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의 임금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8년 연속 무분규 협상을 이어온 쌍용차 노사는 올해도 무난한 타결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직전 5분기 연속 적자로 인한 고정비 축소 압박이 있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순방길에서 쌍용차 최대 주주인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해고자 복직을 당부해 노조 측이 120명의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할 경우 협상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연구개발(R&D) 신설법인 설립 문제로 좀처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4월 올해 임단협에 대한 포괄적 합의를 본 상황인 만큼 문제가 없어보였지만 사 측의 연구개발 신설법인 설립 계획에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노조는 신설법인 설립을 군산공장 폐쇄에 이은 또 다른 구조조정 음모로 규정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다.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을 이어 온 르노삼성차는 올해 역시 무분규가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1차 잠정합의안 조합원 투표가 부결되면서 파업 직전까지 갈 뻔한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일각의 평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 임급협상이 빨리 마무리돼 다행”이라며 “금속노조 단일지부 중 가장 큰 현대차가 잘 마무리됐으니, 다른 회사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임급협상은 매년 있는만큼 마음을 놓기보다 노동법 개정 등을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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