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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육아휴직 "안 쓰나 못 쓰나"…10명 중 9명은 "엄마"
男 육아휴직 "안 쓰나 못 쓰나"…10명 중 9명은 "엄마"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8.10.18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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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아빠 육아④

아이를 키우는데 엄마가 할 일과 아빠가 할 일이 따로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바쁘고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첫째 딸에 이어 둘째 딸 출산 후에도 두 달 간의 육아휴직을 선언해 우리 사회에 신선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아빠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6분으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또한 워킹맘 10명 중 3명은 남편의 도움 없이 혼자서 육아를 도맡는 이른바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는 크게 증가했지만 아직도 가사와 양육은 여전히 여성에게 편중돼 있으며 남성의 참여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육아는 오로지 엄마의 몫이라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 우리나라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으로 내몰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아빠들도 유모차를 밀며 육아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아빠들의 육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컨슈머치 = 김은주 김현우 송수연 기자] 정장을 차려입고 회사에 출근하는 대신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전업주부’ 아빠들이 늘고 있다.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육아휴직제도’를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정부 정책과 기업 문화가 뒷받침되면서 부터다.

그럼에도 아직 본격적인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제도가 도입된 지 22년이 지났지만 우리사회 많은 아빠들에게는 여전히 육아휴직제도가 그저 ‘그림의 떡’으로 남아있다.

■남성 육아휴직자 첫 1만 명 돌파 ‘고무적’

전체 육아휴직자의 중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출처=고용노동부)
(출처=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공무원, 교사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제외)는 전년 대비 58.1% 증가한 1만2,043명으로 지난 1995년 아빠 육아휴직이 허용된 이래 처음으로 1만 명을 돌파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9만123명 대비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13.4%로, 전년도 8.5%와 비교하면 4.8%포인트 증가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졌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8,46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9%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1만6,000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 중이다.

다만 지난해 남성의 평균 육아휴직 기간은 약 6.6개월(198일)로 약 10.1개월(303일)인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게 나타났다.

3개월 이하 사용비율이 41%로, 여성(9.5%)에 비해 단기간 활용비율이 높았다. 아무래도 남성이 집 안의 주소득자인 경우가 많은데다 승진 및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덕호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올해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으로 남성 위주의 장시간 근로 문화에서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문화로 이끄는 동력이 돼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고용노동부)
(출처=고용노동부)

■육아휴직, 아직은 ‘그림의 떡’인 남성들

과거보다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턱 없이 낮은 수준이며, 아직도 대부분의 남성들은 육아휴직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당연한 권리임에도 이들이 육아휴직 사용을 고민하거나 포기하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경제적 문제가 크다.

정부는 육아휴직에 따른 가정의 소득 감소를 보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월 150~200만 원), 첫 3개월 급여 인상(통상임금의 40→80%) 등의 방안을 강구해냈지만 평생 동안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큰 남성들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재정적 압박 외에도 아직까지 보편적인 정서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직장 내 동료와 상사들의 인식으로 인해 눈치가 보여 육아휴직 결정을 고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 기업의 남성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는 정부 부처의 남성 육아휴직률마저 불과 3.8%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사회적으로 남성육아 분위기 조성의 반전을 꾀할 계기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고용노동부)
(출처=고용노동부)

육아휴직 사각지대에 놓인 아빠들도 있다.

지난해 300인 이상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가 전체의 62.4%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증가율도 68.1%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10인 이상 30인 미만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는 9.2%, ‘3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은 6.3%로 불과해 대기업에 비해 영세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육아휴직을 고민하고 있다는 남성 A씨는 “기껏 육아휴직을 신청하고도 눈치가 보여 조기 복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남성들이 편하게 육아휴직제도를 쓸수 있는 기업문화가 마련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쓰도록 나라에서 강제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남성들의 육아휴직 의무화를 법제화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가시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 힘들다.

(출처=고용노동부)
(출처=고용노동부)

지난해 3월 한국여성변호사회는 남성 근로자 육아휴직 사용을 의무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추진 움직임을 보였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추가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 않다.

여성변회가 발표한 개정안에는 사업주가 남성 근로자에게 최소 60일의 육아휴직을 반드시 주도록 강제화 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1년에 2번, 매회 1억 원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최근에는 정치권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남성의 보육 참여와 육아 분담을 제고하기 위해 여성과 더불어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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