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이 내년부터 ‘아람코 팀 시리즈(Aramco Team Series)’를 국내에 유치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코오롱그룹이 국내 첫 유치한 ‘아람코 팀 시리즈’는 골프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골프대회다.

통상 ‘사막의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Future Investment Initiative)’ 행사와 함께 개최돼 단순한 골프대회를 넘어 실질적으로 양국 기업들의 교류 및 사업 개발에 도움이 될 플랫폼 성격을 가진다.

특히 대회를 주최하는 골프사우디(Golf Saudi, 사우디 골프협회)와 후원사인 아람코,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인사인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이 회장과 총재를 맡고 있다. 그로 인해 골프사우디와 아람코, 사우디국부펀드는 상호 유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알 루마이얀 회장은 골프와 비즈니스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에 힘을 기울여 왔고 아람코 팀 시리즈도 그 결과물 중의 하나다.

출처=코오롱그룹
출처=코오롱그룹

이번 대회 유치를 위해 코오롱그룹은 지난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골프클럽에서 골프사우디(Golf Saudi, 사우디아라비아 골프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코오롱그룹과 골프사우디는 ‘아람코 팀 시리즈’ 대회를 2024년부터 3년간(+2년 옵션) 한국에서 개최하고, 이와 함께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기업들의 원활한 교류의 장을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약식에는 ㈜코오롱 신상호 부사장과 골프 사우디 노아 알리레자(Noah H. Alireza) CEO가 참석했다. 내년 아람코 팀 시리즈와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 참가 선수, FII Korea의 규모 및 형태 등 세부 내용은 코오롱그룹, 골프사우디가 FII와 함께 상호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6년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사우디의 경제 다각화를 도모해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민간 경제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네옴 프로젝트, 킹 살만 파크 프로젝트 등의 구체적인 사업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사우디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대형 프로젝트만 12개에 달한다.

코오롱은 이번 아람코 팀 시리즈 한국 유치로 이미 사우디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사우디와의 실질적인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인 골프대회를 국내에서 개최하게 됨에 따라 대회 준비부터 많은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예상되고 해외 프로선수뿐만 아니라 대회 관계자, 기업 관계자 등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어지며 추가적인 경제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총 202억 달러(27조3000억 원) 규모의 계약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앞으로도 이를 가시화 하기 위해 사우디와 더 많은 경제적 교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그룹 또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수처리사업과 인조잔디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아람코 팀 시리즈는 연간 5개 국가를 순회하며 여자 프로 골프선수 3명과 아마추어 골퍼 1명이 팀을 이뤄 단체전과 개인전을 진행하는 독특한 방식의 골프대회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른 대회 개최 기간은 3년으로 종료 후에 추가로 2년 더 연장할 수도 있다.

골프사우디가 대회를 주최하며 세계적 석유생산기업이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아람코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코오롱그룹도 함께 후원하게 된다.

2023년 아람코 팀 시리즈는 미국, 영국, 싱가폴, 홍콩에서 열렸으며, 올해 마지막 대회가 10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FII와 함께 개최된 바 있다. 이 시리즈에는 고진영, 이민지, 넬리 코다, 리디아 고, 렉시 톰슨, 다니엘 강, 찰리 헐, 릴리아 부 등 유명 프로선수들이 출전해 왔으며 사우디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인, 금융인들이 아마추어 자격으로 함께 참가했다. 지난 주 열린 아람코 팀 시리즈에서는 골프사우디 소속 선수인 앨리슨 리가 우승했다.

아람코 팀 시리즈의 한국 개최 확정은 알 루마이얀 회장이 코오롱그룹의 골프에 대한 역량과 축적된 노하우를 높이 평가해 이루어졌다. 코오롱그룹은 1990년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내셔널 타이틀대회인 ‘코오롱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를 34년간 개최해 왔다. 또한, 골프장 운영과, 의류와 클럽 등 다양한 골프 관련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세계 최장비거리 골프공으로 세계기록위원회(WRC)의 인증을 받은 ‘아토맥스’ 골프공을 개발, 시판 중이다.

코오롱그룹은 “이번 대회를 통해 사우디국부펀드, 아람코, FII포럼 등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기업, 기관과 사우디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 가시적 성과들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마련됐다”고 유치의 취지를 밝히면서 “단순한 골프대회 개최를 넘어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중동 네트워크를 확보해 사업과 연결하는데 가교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컨슈머치 =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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