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행 이어 횡령·배임까지…‘오너리스크’ 본격화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금융투자업계 승부사’, ‘벤처 투자의 귀재’, ‘M&A의 대가’ 등 그 동안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던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의 명성에 순식간에 금이 갔다. 이제는 ‘폭행’과 ‘횡령’, ‘배임’ 등 온갖 갑질과 비리로 얼룩진 꼬리표가 그를 쫓아다니게 된 것.  

회장의 일탈 행동으로 연이어 터진 ‘오너리스크’에 증권사로써 KTB투자증권의 신뢰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

▶직원 폭행 사건 이어 횡령·배임까지 ‘오너리스크’ 시름

금융감독당국이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KTB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사 3곳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권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권 회장이 출장에 가족을 동반하는 등의 사례를 중점으로 횡령·배임 관련 몇 가지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번 검사 진행 과정에서 권 회장의 횡령·배임 금액이 확정되면 금감원 측은 해당 사건을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려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KTB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올해 3월 금감원으로부터 통상적인 검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회장과 관련한 질의에 소명했지만 아직까지 결과를 통보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24일 권 회장이 개인적으로 출자한 수상레저 업체 ‘캠프통’의 직원 A씨의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곤혹을 치른바 있다.

권 회장은 지난해 9월 단순 업무 보고가 늦었다는 이유로 계열사 부장급 직원 A씨의 무릎을 바로 차는 등의 폭행을 저질렀으며, 해당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피해 직원에게 수천만 원의 돈을 준 혐의다.

폭행 직후 회사를 그만 둔 A씨가 피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려 하자 권 회장은 회사 임원과 고문 변호사를 대신 보내 수천만 원을 주고 합의금을 건네고 외부에 발설치 않겠다는 조건의 확약서를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피해 직원과 상호 합의 하에 원만히 마무리됐던 건으로 확약서 내용의 경우 한 달간 서로 합의를 거쳐 문구를 작성한 것이지 일방적으로 강요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투자의 귀재에서 트러블메이커로 전락

권 회장은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금융투자업계 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M&A 큰 손으로 명성을 떨쳤던 인물이다. 당시 오히려 박 회장보다 한 수 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999년 권 회장은 당시 30대에 나이에 공기업이었던 한국종합기술금융을 전격 인수한 후 회사 이름을 KTB네트워크로 바꿔 현재 그룹의 토대를 다졌다. 즉, KTB투자증권의 뿌리가 벤처캐피털인 셈이다.

또한 KTB네트워크 설립 뒤 2001년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을 미국의 이베이에 매각하고, 2005년 취업포털 잡코리아를 미국계 인터넷 취업업체 몬스터닷컴에 매각해 총 1,000억 원대의 막대한 차익을 거두면서 개인적 투자에서도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명성을 떨쳤다

이 때문에 업계 내 그에게 따라는 붙는 수식어는 ‘금융투자업계 승부사’, ‘벤처 투자의 귀재’, ‘M&A의 대가’ 등이었다. 권 회장은 현재 KTB투자증권 산하에 KTB자산운용, KTB신용정보, 더줌자산관리 등 54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일반인들에게 다소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업계 내에서는 기업금융 등 나름의 특화된 영역을 견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는 증권사다.

그러나 최근 연이어 터진 ‘오너리스크’에 증권사로써 KTB투자증권의 신뢰와 이미지에도 부정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실제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 소식에 KTB투자증권의 주가는 29일 KTB투자증권은 전날보다 30원(0.86%) 내린 3,460원에 장을 마감했다.

권 회장의 직원 폭행 논란이 불거진 지난 24일 역시 전 거래일보다 30원(0.88%) 하락한 3,395원에 거래를 종료했던 KTB투자증권의 주가는 이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연이은 사건으로 다시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