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감소 및 주요 로드샵 브랜드 잇단 폐점…업계 "각자도생" 중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한때 화장품업계를 주름 잡았던 로드숍들이 최근에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핵심 상권이나 새롭게 떠오르는 유망 상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늘 로드숍들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하나, 둘 자리를 떠나는 분위기이다.

▶로드숍, 성장 침체

공격적으로 확장했던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가 예전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로드숍 브랜드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의 지난 3분기 실적을 살펴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각각 14.6%, 16.7% 감소한 4,930억 원, 2,01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영업이익은 각각 41.4%, 75.7% 감소하며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앞서 지난 2분기에도 이니스피리와 에뛰드는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한 바 있다.

최근 스킨푸드는 신촌 2호점을 폐점했다. 높은 운영비도 한 몫 했지만 예년에 비해 찾아오는 발길이 줄어 2호점 사업을 접은 것이다.

스킨푸드는 2016년 590개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2017년 말 기준 580개로 줄었다. 줄어든 폭이 크지는 않지만 업계의 상황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킨푸드뿐 아니라 로드숍 1세대 브랜드인 에이블씨엔씨 미샤도 2016년 기준 739개의 매장이 700여개로 감소했다.

잇츠한불이 운영하는 ‘잇츠스킨’ 로드숍은 2016년 125개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04개로 줄었고,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우 2016년 768개 매장을 운영했으나 지난해 말 714개로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대표 로드숍 브랜드인 ‘더페이스샵’도 이 같은 흐름에 함께 했다.

▶원브랜드숍 한계?

로드숍의 이러한 분위기에는 올리브영 등 H&B(Health & Beauty) 시장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에 화장품업계에서 운영해 온 로드숍은 단일 브랜드만 집중 판매했지만 H&B의 경우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모아 판매한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H&B쪽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로드숍들은 기존 고객층 일부를 내줘야 했다.

 

실제로 올리브영, GS왓슨스, 롭스 등은 꾸준히 점포수를 늘려 가며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신세계에서도 최근 ‘부츠’ 외에도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를 통해 해당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반적으로 봤을 때 로드숍 자체가 예전에 비해 성장이 덜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무래도 소비자들 자체가 한 브랜드에서만 구매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브랜드가 모여 있는 편집숍 쪽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도 뷰티 편집숍에 관심을 두고 사업에 나서고 있다”며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드숍, 성장 탈출구 없나

화장품 업계는 로드숍이 최근 부진을 맞이하긴 했지만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 만큼 침체기를 돌파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더 좋은 경험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성장성이 침체된 부분도 있지만 시장 상권에 따라 로드숍 매출이 각기 다르다”고 설명하고, 상권에 맞는 전략으로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잇츠한불은 매출이 부진한 로드숍 숫자를 줄이는 대신 대형마트 등 유통점 입점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주력 상품인 '프레스티지끄렘데스까르고'(달팽이크림)의 주요 타깃층이 유통점 주 고객인 점을 노린 것이다.

특히 업계는 국내 시장만 보지 않고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국내 시장 보다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아시아 시장에서 성과를 많이 냈다고 한다면 신시장 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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