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한국지엠(대표 카허 카젬)이 지난달 출시한 이쿼녹스의 판매량이 저조하다.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첨병 역할을 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쿼녹스의 판매량은 385대에 그쳐 경쟁모델인 ▲현대자동차 싼타페(9,074대)와 ▲기아자동차 쏘렌토(6,318대)에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휘청거리는 한국지엠을 살릴 기대주로 국내 시장에 등장했지만 판매량이 가장 좋아야 할 시기에 385대의 판매량을 보이며, SUV 세계 최대 격전지 미국시장서 지난해 29만 대의 판매고를 달성한 인기 차종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졌다.

이쿼녹스 판매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경쟁차종 대비 높은 가격일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쿼녹스의 가격은 트림(등급)에 따라 ▲LS 2,987만 원 ▲LT 3,451만 원 ▲프리미어 3,892만 원이며, 전자식 사륜구동(AWD) 시스템은 여기에 200만 원씩이 추가된다.

싼타페의 판매가격이 ▲가솔린2.0T 2,815만 원 ▲디젤2.0 2,895만 원 ▲디젤2.2 3,410만 원부터 시작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값이다.

뿐만 아니라 경쟁차종에 비해 작은 엔진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이쿼녹스에 탑재된 엔진은 1.6ℓ CDTi 친환경 디젤 엔진으로 136마력의 최대 출력과 32.6kg.m의 최대토크를 제공한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싼타페 디젤2.0 엔진의 경우 최대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에 달한다. 또 자동 8단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변속 단이 많을수록 각 주행상황에 맞는 토크 구현이 가능하므로 연비효율이 좋아진다.

차량크기도 싼타페에 비해 작은 편이다. 이쿼녹스는 ▲전장 4,650mm ▲전폭 1,845mm ▲전고 1,690mm의 크기를 가졌다. 현대자동차의 투싼과 싼타페의 중간쯤 되는 체격을 갖고 있다.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이쿼녹스인 만큼 차량 크기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편의기능은 어떨까. 요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면 대부분 볼 수 있는 정속주행장치(Adaptive Cruise Control, ACC)가 아쉽게도 이쿼녹스엔 없다. 기본제공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선택조차 할 수 없다.

반면, 싼타페는 현대스마트센스패키지를 통해 해당 기능 외에 여러 편의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트림에 따라서는 해당 기능이 기본 탑재되기도 한다.

공개된 차량제원만 비교할 경우 이쿼녹스는 경쟁차종인 싼타페에 비해 가격은 비싼 반면, 엔진 힘이 부족하고, 차량 공간이 좁으며, 소비자가 선호하는 기능을 갖추지 못한 소위 '상품성이 떨어지는 차량'이다.

하지만 한국지엠 측은 이쿼녹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판매량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한국지엠 관계자에 따르면 이쿼녹스의 경우 전량 북미에서 수입되는 차량이다. 문제는 북미시장에서의 높은 인기로 한국시장에서 판매할 물량확보가 어렵다는 것.

이 관계자는 “이쿼녹스는 작은 엔진을 가지고 있는 만큼 경쟁차종에 비해 세금을 연간 최대 30만 원까지 아낄 수 있다”며 “또 안전과 관련된 편의기능 다수가 기본 탑재돼 있는 만큼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면서 판매를 하다 보니 판매량이 크지 않을 뿐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매량이 저조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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