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레코드 - 카드 1분기 장기신용대출]
분기별 카드론 취급액 10조 원 돌파 '최초'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작년 하반기 고강도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잠시 주춤하던 카드사 고금리 신용대출이 올 들어 다시 급증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이 현장점검에 나섰다.

거듭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에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카드사들이 본업 대신 카드론(장기신용대출) 등에 집중하는 사이 금리인상 기조 속 향후 가계부채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신한·하나·국민·우리·롯데·현대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1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10조6,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3% 증가했다. 분기별 카드론 취급액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최초다.

출처=금융감독원 및 각 사
1분기 카드사 카드론 취급액(출처=금융감독원 및 각 사)

업체별로 롯데카드는 9.7%로 증가한 업체들 중 증가폭이 가장 적었으며, 국민카드는 오히려 카드론 취급액이 2.1% 감소해 눈길을 끈다.

두 업체는 작년 4월과 6월 각각 카드론 취급을 과도하게 늘리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바 있는데 이후 카드론 리스크 관리에 힘쓴 것으로 보인다.

카드론 취급액수 자체가 가장 적은 곳은 하나카드였다. 반면 카드론 취급액수가 가장 많은 곳은 홀로 2조가 넘어선 신한카드로 조사됐다.

1년 사이 카드론 취급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체는 우리카드로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3.6% 급증했다. 30%대 증가율을 보인 건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현대카드, 삼성카드, 하나카드, 신한카드 등은 같은 기간 20%가 넘는 카드론 증가율을 보였다.

카드론 뿐 아니라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 역시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론은 카드사들의 전형적인 땅 짚고 헤엄치기식 손쉬운 영업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카드사들이 본업 대신 카드론과 리볼빙 등 대출 확대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결국 문제는 카드대출을 이용하는 주 고객층 대부분이 저신용·저소득 금융취약계층이라는 점이다.

깐깐한 은행 대출 심사와 달리 카드론은 상대적은 복잡한 절차 없이 대출이 용이하다. 대신 카드사 대출은 대부분 연 15% 웃도는 고금리다. 이처럼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은행 대출에서 밀려난 저신용 저소득층의 새로운 대출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액이 10조 원 훌쩍 넘기는 사이 카드론 연체율도 급속도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빠진 카드사들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가계부채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최근 당국은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2금융권인 카드사 대출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카드론을 취급하는 7개 카드사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실적에 타격을 받은 카드사들이 살 길을 찾기 위해 대출로 수익을 보존하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며 "은행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풍선효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이 카드사 대출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국장은 이어 "소비자들은 카드사 대출을 자산 증가의 수단으로써 이용하기 보다는 정말 당장 필요한 때 즉시에 이용하는 용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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