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 했다.

다른 장난은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음식 가지고 치는 장난은 용서할 수가 없다.

 

그만큼 삶의 가장 기본이며, 당연하게 안전이 보장돼야 할 것이 음식이며, 곧 식생활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우리는 먹는 식품들도 편리하고 다양해졌다. 하지만 그 음식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재료는 어디서 왔는지 알 길이 없고 설령 알더라도 믿어도 될지 의심된다.

 

듣기만 해도 겁나는 식품첨가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값싼 식재료, 엉망인 위생관리 등 쏟아지는 부정적인 식품 뉴스에 불안하기만 하다.

 

컨슈머치는 먹거리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오해 등을 해소하고, 주의가 필요한 부분은 환기시키기 위해 이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벌써 유통기한이 지났나?”

“맛은 안 변한 것 같은데, 유통기한이 하루 지났네. 찜찜하니까 버리자”

무심결에 냉장고를 열고 눈앞에 놓인 우유를 집어 들고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제품이라면 한참을 고민하게 된다. “버릴까, 말까”

그러나 이내 “아픈 것 보단, 버리는 게 낫지”라며 탈이 날까 염려스러워 아쉬움은 뒤로 한 채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변에서도 이러한 장면은 흔하게 목격한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인 여름이라면 유통기한은 반드시 지켜야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더불어 “유통기한이 지나면 먹으면 안된다”는 말은 상식처럼 통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유통기한이라는 말을 뜯어보면 말 그대로 ‘유통’이 가능한 기한이다. 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유통기한은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말할 뿐 실제 소비하거나 섭취하는 것과는 무관하다.

즉, 유통기한 경과가 부패 시작이라는 의미가 아니란 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러 실험을 거쳐 식품이 변질되지 않는 기간을 설정하고 제조사는 소비자의 안전을 고려해 식약처에서 정한 기간의 60~70%를 유통기한으로 정한다.

때문에 유통기한은 실제 품질이 유지되는 기간 보다 약 30% 정도 더 짧다. 식품 변질이 일어나지 않는 기간이 10일이라면 유통기한은 6~7일로 설정된다.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난다고 해서 바로 식품이 부패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식품을 섭취해도 문제가 없음을 나타는 소비 최종시한은 따로 있다. 이를 ‘소비기한’이라 부른다. 이는 식품을 개봉한 시점부터 계산한다고 보면 편하다.

지금부터 유통기한이 지나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소비기한이 긴 제품을 소개한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면류 중 건면과 냉동만두 등의 식품은 유통기한 만료 후 안전하게 섭취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우유는 개봉하지 않고 냉장보관을 한 경우 유통기한이 경과한 날부터 45일이 지나도 먹을 수 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요거트도 개봉한 적이 없는 상태로 냉장고에 보관해왔다면 유통기한 보다 10일까지 소비기한이 늘어난다.

치즈는 유통기한이 지난 후로부터 70일까지를 소비기한으로 한다. 물론,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개봉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두부도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 냉장시켰으면 유통기한으로부터 90일까지 건강하게 섭취 할 수 있다,

냉동만두도 개봉하지 않은 채 냉동고에 있었으면 유통기한 보다 1년 더 보관할 수 있다. 구매 후 얼마 못가 상하는 식빵의 경우는 냉동실에 보관하면 소비기한이 늘어나는데, 유통기한 만료시점으로부터 18일까지 더 섭취 할 수 있다.

시리얼도 보관만 잘하면 오래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개봉 이후 비닐 팩을 잘 밀봉했다면 최대 3달까지 섭취 가능하다.

계란은 유통기한 경과 후 3주, 액상커피는 30일, 참기름은 2년 6개월이 지나도 보관만 잘했다면 섭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식용유와 고추장도 미개봉 기준 각각 5년, 2년 정도 더 보관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기한이 남아 있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유통기한 보다 중요한 것은 식품에 맞는 보관방법과 온도이기 때문에 소비기한이 남아 있더라도 식품이 부패했거나 냄새가 난다면 그 즉시 버리는 것이 좋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식품안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통기한보다 적정온도에서 식품을 보관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생활 속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적정 보관 온도를 지키지 않으면 유통기한을 남기고도 상할 수 있어 온도 확인을 더 꼼꼼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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