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아빠 육아②

아이를 키우는데 엄마가 할 일과 아빠가 할 일이 따로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바쁘고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첫째 딸에 이어 둘째 딸 출산 후에도 두 달 간의 육아 휴직을 선언해 우리 사회에 신선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아빠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일평균 6분으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또한 워킹맘 10명 중 3명은 남편의 도움 없이 혼자서 육아를 도맡는 이른바 ‘독박 육아’를 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는 크게 증가했지만 아직도 가사와 양육은 여전히 여성에게 편중돼 있으며 남성의 참여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육아는 오로지 엄마의 몫이라는 잘못된 사회적 인식이 우리나라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으로 내몰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는 아빠들도 유모차를 밀며 육아 전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아빠들의 육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컨슈머치 = 김은주 김현우 송수연 기자] “여전히 엄마들이 주요 고객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아빠들의 의견도 많이 들어가요”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가양점 지하 1층. 지난 13일부터 밤부베어협동조합이 주관하는 ‘행복한 서울강서 베이비페어’가 개최했다. 평일 이른 오후시간임에도 전시장 곳곳에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젊은 부부를 비롯해 예비 부모 등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약간 작다고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이번 박람회에는 유모차, 이유식, 카시트 등의 아기용품을 제작‧판매하는 업체와 적금, 보험 등을 판매하는 금융업체 등 약 60개 업체 가 참여해 수천 원 단위의 아기 핀 등 간단한 제품부터 백만 원이 넘는 유모차까지 다양한 제품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2조4,000억 원에 이르며 업계는 올해 시장규모에 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모든 경제지표들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 수준이라지만 부모들은 내 아이를 위해 지갑 여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이날 전시장의 메인 제품은 단연 유모차와 카시트, 아기띠 등 아이 이동에 필요한 물품들이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유모차‧카시트‧아기띠 업체는 총 10개 업체로, 전체 참가업체 중 약 16%를 차지했다.

특히 해당 제품들의 전시장 규모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월등히 컸으며, 가격대 역시 높은 편인만큼 해당 제품들을 살펴보는 부모들의 표정에서 사뭇 진지함까지 느껴졌다. 심지어 한 아이 아빠는 여러 유모차에 앉아보며 각 제품의 승차감을 감별하는 전문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남편이 유모차에 먼저 관심을 보여 구매를 한 경우도 있었다.

박람회에서 만난 한 남성은 “집에 있는 유모차가 별로여서 투덜거렸는데, 아내가 그냥 쓰자고 했다”라며 “그래도 그동안 봐 놓았던 브랜드가 마침 오늘 박람회에 참여해 조르고 졸라 오늘 새 유모차를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직접 만나본 유모차 업체 직원은 “여전히 엄마 고객들이 구매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안전에 관련된 부분은 아빠들의 의견이 많이 참조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또 아기띠 업체 직원은 “아빠들이 육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아기띠의 색깔이 화려한 색에서 무채색으로 변하는 추세다”며 “아빠들의 육아 관심이 만든 결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동반해서 찾아와 갖가지 유아용품을 둘러보는 모습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남성의 육아 관심도가 올라갔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이상 육아는 엄마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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