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부채만 434억 원…부채비율 781%
협력업체 납품 대금도 미지급
폐점설은 "사실무근" 일축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먹지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한 때 화장품 브랜드 로드숍 시장을 주름 잡았던 ‘스킨푸드’의 광고 슬로건이다. 스킨푸드는 2004년 론칭했다. ‘푸드 코스메틱(Food Cosmetic)’이라는 콘셉트로 성유리, 이민정 등 당대 최고의 CF스타들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최근 스킨푸드의 모습에서는 과거의 영광을 찾아 볼 수 없다. 스킨푸드는 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 8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개시를 신청한 상태다.

스킨푸드 측은 “현금 유동성 대비 과도한 채무로 일시적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채무를 조정하고 기업경영을 조속히 정상화하는 것이 채권자 등 모두의 이익에 부합된다고 판단하고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밝혔다.

경영에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2017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약 169억 원 초과하며 제품 공급과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

근래에는 각 가맹점에 제품 공급도 제때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일부 가맹점주는 오픈마켓에서 필요한 제품을 구매 해 진열대를 채우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일부 협력업체는 스킨푸드를 상대로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내기도 했다. 스킨푸드가 지난 5월부터 4개월째 약 20억 원의 납품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년 스킨푸드의 매출은 1,746억 원을 기록했으나 2014년(1,514억 원)을 시작으로 매출이 기울더니 지난해 매출은 1,267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2013년에는 32억 원을 기록했지만 2014년에는 52억 원, 2015년에는 129억 원, 지난해에는 98억 원의 손실을 봐야 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누적 부채 총계만 434억 원을 기록했다. 누적 부채가 스킨푸드의 총자본인 55억5,770만 원을 훌쩍 넘으면서 부채비율은 781%까지 치솟았다.

겹겹이 쌓인 악재에 일각에서는 폐업설도 돌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스킨푸드의 입장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MERS), 2016년 사드(THAAD)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지속 감소하면서 시장의 침체국면과 공급 과잉을 겪었다”며 “여기에 노세일(No-sale) 원칙 고수와 온라인 유통채널의 부족 등으로 매출 감소와 영업 손실이 누적됐다”며 사업 부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조속한 경영정성화를 위해 매진하겠다는 계획과 포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통 채널 보강 및 시장 경쟁력 강화 전략과 더불어 재고자산 정비, 내부 시스템 고도화, 원가 및 비용절감 등 지속적인 자구 노력을 병행,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스킨푸드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브랜드숍의 시장 포화 및 지속적 경영 악화로 인한 경쟁력 미흡 등으로 인해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스킨푸드 관계자는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경쟁력을 고려하면 계속기업가치는 충분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회생절차란 한 기업이 사업을 계속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초과채무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채무를 조정하여 건전한 기업으로 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기업을 살리는 것이 청산할 때 가치보다 높고 회생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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