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카드 수수료 관련 이해당사자간의 의견이 충돌이 계속되고 있지만 결국 인하 시기는 이달 안에 확정될 전망이다.

마케팅비를 줄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정부 주문에 그동안 잠잠하던 여신협회가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여신금융협회는 13일 ‘카드업계 및 카드수수료 현황 설명자료’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줄여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것은 가맹점 부담을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전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는 카드사 마케팅 비용의 90% 정도가 카드 소비자들의 혜택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구매실적은 2011년 334조 원에서 지난해 617조 원으로 84.7%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100억 원에서 2조2,000억 원으로 5.7%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여신협회는 올해 이들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1조6,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케팅비용의 급격한 축소는 무이자 할부 등 각종 서비스 축소로 이어져 결국 가맹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논의를 통한 제도 개선 및 소비자 혜택 축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협회의 지적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카드 시장은 대표적인 양면 시장으로 카드고객과 가맹점 등 상호 이질적인 집단이 플랫폼을 통해 상대방의 시장 참여 규모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며 "플랫폼 이용자 양측 가운데 누구에게 비용을 부담할지가 중요한 문제인데 수수료율을 직접 규제하면 규제 대상인 가맹점수수료율 전체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카드시장의 경우 규제에 따른 손실을 카드회원에 전가하는 호주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카드사 마케팅비용의 절반 이상은 카드에 탑재된 할인 등의 기본서비스를 고객이 자율적으로 어디서 쓸 것인지 결정하는 방식"이라며 "마케팅비용의 대형업체 쏠림은 자연스런 소비성향에도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마케팅비용 6조724억 원 중 순수 광고선전비는 2,083억 원으로 3.4%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쳤다는 게 여신협회 측 주장이다.

같은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경기도 화성시에서 열린 자동차 업계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케팅비용이 6조 원 이상으로 지출되고 있다. 이 비용을 합리적으로 줄여 나가는 게 중요한 것인데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내몰린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카드업계 불만을 일축했다.

단기적으로 카드사 경영 실적에 영향을 받겠지만 마케팅 비용을 조정을 하다 보면 순이익이 불합리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최 위원장은 "어느 정도 인하할 여력이 되는지는 거의 산정됐으나 구간별로 수수료율을 얼마나 조정할지 논의가 필요한 상태"라며 “어떤 계층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지 파악해 부담을 비슷하게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기존에 발표한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에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방안을 담아 총 수수료 인하율을 0.23~0.25%포인트 수준에서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수료 인하 앞두고 금융당국은 하나카드 시작으로 내달까지 8개사 대출금리 산정체계 등을 순차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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