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만든 식탁 GMO의 진실⑨

세종대학교 식품공학과 김용휘 교수.
세종대학교 식품공학과 김용휘 교수.

[컨슈머치 = 김은주 송수연 이시현 기자] 왜 소비자들은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예민할까. 

GMO 식품을 섭취한 뒤 부작용이 발생한 사례는 아직 없다. 그럼에도 GMO는 마치 나쁜 식품 취급을 받고 있다.

불임, 면역기능 이상, 노화 촉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괴담처럼 온라인을 중심으로 떠돌며 소비자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22만 명에 가까운 국민이 국민청원을 통해 현행 ‘GMO 표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소비자가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의 증거다.

하지만 어떤 누구도 GMO가 안전하니 ‘안심’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불확실함이 불안을 키우고 있어 우려스럽다.

<컨슈머치>가 만난 김용휘 세종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GMO는 "섭취해도 문제없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수입을 목전에 둔 GMO 감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 교수는 식약처가 유해한 식품을 허락했을 리 없고, 정부 차원에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안전성을 판단했기에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자라고 하면 스탠다드 아이덴티티(Standard Identity, 표준 정체성)가 있어야 하거든요. 예컨대 감자에는 일정한 단백질과 지방 함유돼 있어야 한다는 등의 기준인데, 식약처는 GMO 감자가 이 기준을 충족하고, 일반 감자와 동등성이 인정돼야 승인하게 돼요, 즉 일반 감자와 특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일각에서는 GMO 감자의 경우, 우리가 지금까지 먹어오던 GMO 식품과 달리 가공되지 않고 원물 그대로 섭취해 더 큰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서도 김용휘 교수는 지나친 우려라고 입을 뗀다.

“우리가 먹는 배추에도 DNA가 있어요. 그렇게 치면 배추에 있는 유전자가 진작에 내 몸에 들어와서 눈 같은 곳에서 배추가 나야하는 것 아닌가요.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를 하는 겁니다”

김 교수는 GMO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된 다양한 원인을 설명했다.

“애초에 GMO 개발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보다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추죠. 예를 들어 비타민이 첨가된 쌀이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GMO의 개발이 농산물의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췄더라면 지금의 안전성 논란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자동차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미국 오하이오 도로에서 말이 차에 치여 죽는 사고가 발생했어요. 당시 신문에 '위험한 물건이 발명돼 우리의 교통수단을 죽였다, 자동차는 폐기돼야 한다'는 기사가 실렸죠"

"GMO 안전성 논쟁도 시대적인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 같습니다. 새로운 문물에 대한 태도의 문제죠”

결국 GMO 기술이 우리가 염려하는 만큼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말이다.

“과학자들은 'GMO는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가 없다는 얘기를 합니다. 아직까지 소비자들이 걱정해야 할 만큼의 충분한 데이터가 없어요”

김 교수가 정작 우려하는 것은 생태계 교란 문제다. GMO 작물을 국내에서 재배하는 것에 대해 완강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GMO작물과 일반작물이 인접한 지역에서 재배될 경우 종자의 다양성을 해칠 위험이 매우 큽니다. 미국, 호주, 브라질 같은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국가는 휴경제도를 시행해 GMO작물과 일반작물을 완전히 분리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죠"

"특히 GMO 반대론자들은 재배하는 것과 섭취하는 것을 구분하지 않고 반대를 하는데, 섭취 문제는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어떻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느냐는 문제고, 생태계와 관련된 재배 문제는 전혀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GMO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초창기 코카-콜라는 겉면에 패키지 디자인에 제품명만 채워져 있었어요. 이후 소비자가 알 권리를 주장하면서 열량, 설탕 등 제품 정보를 표기하게 됐죠. 지금의 코카-콜라를 보면 빼곡히 채워진 제품 정보를 볼 수 있죠"

“소비자가 GMO 포함 여부를 알고 싶다면 표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실 GMO가 어느 식품에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 포함됐는지 구분하는 일은 굉장히 복잡해 일일이 다 잡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확실하고 좋은 방법은 GMO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 제품에 NON GMO 표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GMO 완전표시제는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계했다.

“현재 GMO의 혼입율이 0.5%면 괜찮고, 10%면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비의도적 섭취에 대한 논란은 불필요하다고 봐요. 지금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어떻게 안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죠"

"GMO 포함 여부는 단지 정보일 뿐입니다. GMO가 포함됐다고 해서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없죠, 그런데도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GMO가 포함됐다는 문구는 심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우리집에 가면 나는 홀 밀크를 마시고, 아내는 저지방 우유, 아이들은 유기농 우유를 마십니다. 이처럼 GMO를 섭취하는 문제는 소비자의 선택의 문제지 안정성과 관련이 없습니다. 소비자에게 정보를 주고 스스로 선택을 하도록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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