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쌍용자동차 노사가 10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2019년 임협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업계는 이번 쌍용차의 임협 타결이 하투(夏鬪)로 난항이 예상되는 올해 자동차 산업계에 바람직한 노사관계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한다.

아울러 최근 티볼리에서 발생한 고객 불편 사항을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책임지려는 모습을 통해 노조 등으로 소비자 신뢰가 무너진 자동차 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다.

(출처=쌍용자동차)
(출처=쌍용자동차)

■ 교섭 결렬‧파업 등 난무하는 자동차업계, 바람직한 노사 관계 보여준 쌍용차

5일 쌍용차에 따르면 노사 양측은 지난 1일 임금협상 잠정합의 후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74.6%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지난 6월 첫 상견례 이후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은 초고속 타결이다.

이날 합의된 잠정합의안은 6월 첫 상견례 이후 15차 협상에서 도출된 잠정합의안이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4만2천 원 인상 ▶경영위기 타개 동참 장려금 100만 원 지급 등이다. 별도 합의사항으로는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임금 동결을 수용했던 노조는 올해도 기본급 4만2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2년간 4만2000원 인상은 경쟁사에 비해 많이 낮은 인상률이다. 올해 또한 노조가 사측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형편을 봐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사 측은 긴박한 경영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임금 인상을 제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지난해 임금동결에 따른 사기 진작 및 물가 상승률 반영을 통한 실질 임금저하를 방지하고 현 경영위기 타개를 위한 전 임직원의 동참을 장려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현대차 등 경쟁사에서 지속적인 갈등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에 대해서도 쌍용차 노조는 흔쾌히 동의했다.

최저임금제도와 맞물려 현행 짝수 월에 각 100%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12개월로 나눠 월 할로 지급하는 것으로, 사 측은 자금 소요계획을 일정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며, 노조는 고정적인 임금을 토대로 생계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쌍용차의 10년 연속 무분규라는 대기록의 배경에 과거의 아픔이 있었다는 점을 꼽는다. 사실 쌍용차는 2000년대 초반 ‘옥쇄파업’과 ‘노조탄압’으로 악명을 떨쳤던 과거가 있다.

이때 직장을 잃을 뻔 했던 혹은 잃었다 다시 돌아온 이들이 현재 쌍용차의 상생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10년 연속 무분규라는 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상 전무한 기록을 만들어 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 민감한 신차 결함, 자발적 공개 후 책임지는 쌍용차

한편, 쌍용차는 지난달 26일 최근 출시한 ‘베리 뉴 티볼리’ 가솔린 모델들 중 일부 차량에서 드러난 ‘가속 지연’ 현상 등 일부 고객 불편 사항에 대한 원인 규명을 마친 후 무상점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선 바 있다.

해당 결함은 급격히 더워진 날씨 속 주행·정지가 반복되는 특정한 환경에서 엔진 노킹센서가 민감하게 작동해 엔진제어유닛(ECU)이 엔진 출력을 강제로 조정하면서 발생한 문제로 밝혀졌다.

특이한 점은 통상 무상수리 수준의 고객 불편 사항이 언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지는 경우는 드문데, 쌍용차는 이를 자발적으로 공개했다는 것이다.

업계는 쌍용차가 고객 신뢰 회복 차원에서 해당 사실을 소비자들에 공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가 리콜 예비 검토 중에 있지만 시행까지 국토부 승인과 조사과정 등 많은 시간이 걸려 고객 불편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고자 무상점검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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