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서 계약상 최종기한일(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한국산업은행에 회신했다.

출처=HDC현대산업개발
출처=HDC현대산업개발

■ HDC현대산업개발, 인수 준비 최선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 및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인수 절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COVID-19 사태에도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국내는 물론 유수의 현지 로펌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현재 러시아를 제외한 중국 등 모든 국가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러시아로부터의 승인도 조속히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당초 세웠던 인수자금 조달계획에 따라 유상증자, 회사채 등 발행과 금융기관 대출 등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등 인수자금의 조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인수를 위해 출범한 미래혁신준비단도 6월 현재 23명 규모로 인수 준비업무에 매진하고 있으며, 각 부문별로 외부 전문기관들을 선임하는 등 상당한 규모의 비용과 인원을 투입해 인수 후 통합(PMI)에 필요한 여러 컨설팅 프로젝트도 진행해 왔다.

전략 수립과 방안 마련을 위해 맥킨지의 16명과 함께 16주 동안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략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인사 및 조직통합 전문 컨설팅사인 콘페리헤이(Korn Ferry Hay)그룹의 6명과도 16주 동안 HR 컨설팅을 진행했다. 아울러 EY한영회계법인에서도 16명을 투입해 10주 동안 아시아나항공의 개선된 관리회계 방법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 계약 후 인수 가치 훼손 '심각'

인수 계약 체결 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들이 벌어졌다. 이 상황들은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했다.

계약이 불과 5개월도 지나지 않은 현재, 계약 체결했던 2019년말과 비교해 2조8000억 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 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무려 4조5000억 원 증가됐다.

부채비율은 2020년 1분기말 현재, 2019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총계 또한 2020년 1분기말 현재 2019년 반기말 대비 1조772억 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당기순손실 역시 2019년 12월말 공시 대비 증가된 2019년 순손실과 2020년 1분기 당기순손실을 합해 모두 8000억 원 이상 확대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아울러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이번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21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7000억 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했지만,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했으며, 같은 달 24일에는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계열사에 대한 총 1400억 원 지원도 통보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이처럼 계약 체결일 이후 확인되고 발생한 상황들에 대해 4월 이후 두 달간 약 11회에 이르는 공문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 및 전망 ▲계약 체결 이후의 재무상태가 기준과 차이가 발생한 이유 ▲계약 체결일 이후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차입금의 사용 용도 ▲차입 조건 ▲상환 계획 ▲영구전환사채로의 변경 조건 ▲영구전환사채의 주식으로의 전환 조건 등 중요한 자료의 제공을 포함하는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으나,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

오히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명시적인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추가자금의 차입 및 부실계열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결정하고 관련된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후속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출처=아시아나항공
출처=아시아나항공

■ 원점에서의 재협의 요청

이와 같은 상황에서 채권단과는 공식적인 교섭이 없던 중에 “1조 원 자금지원 요구”, “차입금 상환연장 등 지원 요청”, “채권단 영구채 5000억 원 출자전환 검토” 등 여러 보도가 이어졌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매우 난처한 입장이었으며, 한국산업은행의 이번 공문 발송에 대해서도 여러 언론 보도가 이어지며 주주 등 이해관계자 및 시장에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언론의 관심도가 높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등 혼선은 최대한 막고 논란의 여지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향후에도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더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공문을 통해 한국산업은행과 직접적인 논의가 가능해진데 대해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인수 계약에 관한 논의가 계약 당사자들에 국한된 범위를 넘어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과의 대승적 차원의 실질적인 논의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공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발전시킴으로써 향후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밝히고, HDC현대산업개발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위해 노력할 선관주의 의무와 그에 따른 여러 엄격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합리적 재점검과 인수조건에 대한 원점에서의 재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 

▲계약 체결일 이후 4조5000억 원 이상의 부채가 증대돼 가는 상황에서,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COVID-19 등 상황에 따라 지속적인 영업실적 하락, 유동성 부족, 차입금 증대, 자본 잠식 등을 극복하고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 

▲계약 체결 당시의 본원가치를 회복하는 것을 전제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는 방안.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구조에 변동이 있는 경우에 대한 충분한 대책 마련 등이다.

따라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서 계약상 최종기한일(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단, 연장되는 경우에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진술보장 위반, 확약 불이행 등에 따른 책임이 면제 또는 감면되는 것은 아니며,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관련 권리가 변경되거나 제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번 M&A에 그룹의 사활이 걸려있는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주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컨슈머치 = 고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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