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소비자들 배신감 표출…환불 요청 쇄도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유해성분 함유 논란’ 여파를 잠재우며 회복세를 이어가던 몽드드가 대표이사가 일으킨 이른바 ‘벤틀리 질주 사건’으로 기업 이미지에 또 한 번 큰 타격을 입었다.

몽드드는 지난해 불거진 유아용 물티슈 유해성분 함유 논란에도 유정환 전 대표이사의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대처에 많은 소비자들이 마음을 돌려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유 전 대표의 이해할수 없는 행위는 그동안 몽드드를 믿어왔던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으며, 이 분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아용 물티슈 업체 대표, 광란의 질주부터 마약까지

승승장구하던 물티슈 업계 1위 몽드드의 유정환 전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 전 대표는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벤틀리 승용차를 몰고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4중 추돌 사고를 일으킨 뒤, 다른 사람의 차량을 훔쳐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유 전 대표는 피해차량 여성 운전자를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 붙잡혔다.

경찰은 사고 당일인 지난 10일 유 씨를 음주측정한 결과 정상수치로 나왔고, 교통사고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미비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들의 뜻에 따라 유 전 대표를 석방시켰다.

하지만 사고 이후 경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귀가 하지 않은 채 서울 강남 호텔을 전전하는 등 잠적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경찰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유 전 대표를 긴급 체포했다.

또한 지난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유 전 대표의 머리카락에서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양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유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무면허운전, 절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23일 검찰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유해성 논란에 '윤리의식' 강조하며 극복한 몽드드

지난 2009년 설립된 몽드드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중 ‘몽드드’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유아용 물티슈 업계 1위로서 많은 소비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유 전 대표가 유명 피아니스트 이루마와 공동투자로 설립된 회사로 ‘이루마 물티슈’로도 유명하다.

업계 1위로 승승장구하던 몽드드는 지난해 9월 한차례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일부 언론사가 몽드드에 들어있는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유해 물질 함유’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것.

아기 피부에 직접 닫는 물티슈에 유해 물질이 들어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소비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당시 몽드드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유해 화학물질 함유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 몽드드 대표이사 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몽드드 측은 “논란이 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 성분은 미국화장품협회 국제 화장품 원료 규격 사전인 ICID에 등록된 정식 화장품 원료"라면서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화장품협회, 안전보건공단, 국립환경과학원 등에서 확인 가능한 화장품 원료로 등재된 성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기관 어느 곳에서도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에 대해 유해 화학 물질 또는 독극 물질로 분류하지 않았다”며, “식약처에서 해당 성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해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유해성 진위를 떠나 고객이 환불을 원하면 마지막 한 분까지 책임지고 반품, 회수 조치를 하겠다”고 대응의 진정성을 보였다.

이러한 몽드드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처에 식약처 역시 몽드드를 옹호하며 해명에 나섰으며,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단기간 내 매출을 회복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소비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불매운동 확산 조짐

윤리의식을 강조하며 유해성 논란을 이겨냈던 몽드드이기에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분노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몽드드 대표의 심각한 도덕성 문제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불매운동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 몽드드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비자 항의글

현재 몽드드 공식 홈페이지에는 벤틀리 사고를 유발한 유 전 대표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 글과 함께 해당 업체에 환불을 요청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사건 후 업체 측이 타인의 글을 읽을 수 없도록 임의로 게시판을 잠가놨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유해물질 함유 논란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던 몽드드 측은 이번 대표이사 사건에는 일절 함구하고 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주부 L 씨는 “일전에 유해성 보도로 평소 애용하는 몽드드가 힘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중소기업을 살리고 싶은 마음으로 한 차례 대량구매까지 했었다”며 “그런데 최근 회사 최고경영자가 벤틀리 사고를 냈다는 소식을 듣고 누가 누굴 걱정한 건지 허탈하더라”고 토로했다.

2세 남아를 키우고 있다는 주부 P 씨는 “그동안 이런 사람이 만든 물티슈를 우리 아이에게 쓴 것이 찝찝하다”며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 대표로 있는 기업 제품을 대체 어떻게 믿고 쓰겠느냐”고 실망스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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