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최근 5분기 중 최저…메디힐·AHC 등 신규 로드숍 추격 거세

[컨슈머치 = 이우열 기자] 국내 화장품 로드숍 업계 1, 2위를 다투던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최근 실적부진에 빠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위 꿈꾸던 미샤, 실적 부진 늪 빠져

미샤는 2000년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이 만든 브랜드로, ‘저가 화장품’으로 이름을 알리며 원브랜드숍의 성장을 이끌었다.

2000년대 더페이스샵과 국내 로드숍 1, 2위를 다투던 미샤는 2014년 이니스프리에 밀려나며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미샤는 2010년대부터 실적 부진을 이어오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3분기 매출 937억 원, 영업이익 3억 원, 당기순손실 2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 899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 당기순이익 17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0.33%로 최근 5분기 중 가장 낮았다.

또한, 매장수를 지난해 3분기 680여개에서 올해 3분기 740여개로 늘렸고, 매장 입점에 따른 지급수수료 및 판관비가 증가했다.

연매출로보면 2012년 4,523억 원, 2013년 4,424억 원, 2014년 4,383억 원, 2015년 4,079억 원으로 계속해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536억 원에서 2013년 13억 원, 2014년 67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고, 그나마 지난해 177억 원을 기록해 영업적자를 면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에이블씨앤씨는 지난 3분기 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4분기에도 전년대비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손실을 퍼센트로 따지면 크지만 실제 액수는 그렇게 크지 않다”며 “오히려 누적매출은 지난해보다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사같은 경우 2분기와 4분기에 여름겨울 빅세일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기 때문에 1‧3분기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판매량이 많은 2‧4분기에 비해 고정비용 등이 그대로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화장품 브랜드숍 매출 순위는 이니스프리(5,771억 원), 더페이스샵(4,885억 원), 에이블씨엔씨(3,038억 원), 에뛰드(2,416억 원), 잇츠스킨(2,025억 원), 네이처리퍼블릭(1,977억 원), 토니모리(1,764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신진 브랜드 급성장…미샤 위치 흔들?

최근 부진한 실적 흐름 속에 신진브랜드들이 좋은 성과를 이어가면서, 업계 3위에 위치하고 있는 미샤도 위태롭다는 업계 평가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엘앤피코스메틱과 카버코리아 등 화장품 업계 후발 주자들이 중국인고객들을 등에 업고 국내 로드숍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엘앤피코스메틱은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내세워 지난 3분기 3,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378억 원 대비 대폭 상승한 수치다. 2014년에는 매출이 576억 원에 불과했던 업체다.

카버코리아는 홈쇼핑을 통해 얼굴에 바르는 아이크림 ‘A.H.C'를 내세워 올 상반기 2,0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1,5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기부터 지난해 연매출을 뛰어넘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자사는 모든 화장품을 판매하는 종합 화장품 브랜드지만, 메디힐과 A.H.C는 마스크팩 전문브랜드로서 경쟁관계 사이 자체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당 업체들이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마스크팩을 기반으로 면세점 등에서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화장품 업체 업황하고는 크게 상관이 없다”며 “오히려 위협이 되는 업체는 LG생활건강이나 아모레퍼시픽 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업체 성장하는데 신제품 투자는 1%도 안돼

다양한 경쟁업체들이 등장하고 미샤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미샤가 매출액대비 신제품 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 확보나 우수 제품 개발에 대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에이블씨엔씨의 연구개발비용은 약 23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비율은 0.86%에 불과하다. 2014년에는 25억 원으로 0.63%, 2015년에도 28억 원으로 0.81%였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연구개발비용 자체는 타회사에 비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사같은 경우 화장품 생산시설을 갖고 있지 않고 코스맥스나 한국콜마에 의뢰‧생산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또한 의뢰를 통해 이뤄진다”며 “충분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단일브랜드도 타사에 비해 가장 많이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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