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클리오’를 첨병으로 연 10만대 판매에 도전한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도미닉 시뇨라, 이하 르노삼성차). 하지만 상반기 판매량이 4만대를 약간 넘는 수준에 불과해 올해 목표 판매량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르노삼성차의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4만920대로, 철수설에 휘청이던 한국지엠의 4만2,497대에도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판매량을 보인다면 올해 르노삼성차의 판매량은 8만대를 조금 넘을 것으로 보인다.

▶클리오, 출시 두 달째에 판매량 27.38% 줄어…신차효과 없었다

지난 5월 르노삼성차는 연간 목표판매량 달성을 위해 클리오를 출시했다. 클리오는 두 달간 1,305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목표 월간 판매량인 1,000대에 한참 못 미치는 저조한 판매량이다.

클리오(출처=르노삼성자동차)
클리오(출처=르노삼성자동차)

유럽시장에서 1,400만 대를 판매하며 인기를 입증한 ‘클리오’지만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는 주춤했다.

현재 판매를 중단한 폭스바겐 골프를 제외하면 클리오의 경쟁모델은 현대차 i30, 토요타 프리우스C, 푸조 308 등이 있다. 다만 토요타와 푸조의 경우 상반기 각각 441대, 118대를 판매해 클리오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낮았다.

i30의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1,674대로 클리오의 1,305대보다 369대 많이 판매했다.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i30에 뒤지지만, 지난 5월 출시된 점을 감안하면 월별 판매량은 i30를 누른 셈이다.

실제로 5~6월 두 달간 월별 판매량을 비교하면 클리오의 경우 5월 756대, 6월 549대이다. i30는 5월 231대, 6월 263대를 판매해 월별 판매량에서 두배 이상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차임에도 6월 판매량이 5월에 비해 27.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신차효과가 미미하거나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르노삼성차가 클리오를 판매하면서 소형 해치백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게끔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쟁사 대비 차종 노후화 심각한 르노삼성차

클리오 뿐만 아니라 2016년 르노삼성차의 황금기를 이끈 ’SM6’와 ‘QM6’ 등 ‘6시리즈’ 역시 각각의 경쟁모델인 ‘쏘나타(3만2,770대), ’K5(1만9,329대)’와 ‘산타페(5만1,753대)’, ‘쏘렌토(3만5,383대)’ 사이에서 고전 중이다.

그나마 상반기 각각 1만2,364대와 1만2,804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요즘 대세인 소형 SUV 시장의 포문을 연 ‘QM3’는 상반기 3,179대를 판매하며, 경쟁사 차량 ‘코나(2만2216대)’의 월 평균 판매량에도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심지어 한국지엠의 '트랙스'에도 판매량에서 밀린 차종이다. 

업계는 르노삼성차의 부진을 7~8년에 달하는 신차 개발‧출시 주기 탓이라고 설명한다.

세그먼트별 출시일 및 2018년 상반기 판매량
세그먼트별 주요모델 출시일 및 2018년 상반기 판매량

출시 이후 오랜 시간 변함이 없을 경우 성능, 외관 등 모든 점이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기 때문이다. 통상 완성차 업체의 신차(완전변경 등) 출시 주기는 5~6년 수준이다. 신차출시가 아닌 부분변경의 경우 그 보다 주기가 빠르다.

상반기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싼타페TM’의 경우 전작인 ‘싼타페DM’이 출시되고 6년 후에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됐다. 세단 차종 중 가장 판매량이 높은 ‘그랜저IG’ 역시 전작인 ‘그랜저HG’가 선보인지 5년 만에 출시됐다.

반면, 르노삼성차의 SM7의 경우 지난 2011년 ‘올 뉴 SM7’ 출시 이후 2014년 SM7 노바를 거쳐 4년 넘게 큰 변화 없이 판매되고 있다.

SM5도 차량 변경이 없기로는 오래된 축에 속한다. 지난 2010년 1월 출시된 3세대 SM5는 2012년 3.5세대 SM5를 거쳐 2015년 전면부가 일부 변경된 'SM5 노바' 출시 이후 지금까지 외관 변화 없이 판매 중이다.

외형이 차량에 끼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 2014년 출시된 ‘쏘나타LF’가 3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라는 모호한 변경을 통해 ‘쏘나타 뉴라이즈’로 출시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현대차는 쏘나타LF의 저조한 판매량의 원인 중 하나를 이전세대 쏘나타와 큰 차이가 없는 외형 탓으로 봤다.

물론, 전 트림에서 연비가 소폭 향상됐고 현대 스마트 센스 탑재, 원터치 공기 청정 모드 탑재,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능이 탑재되는 등 편의기능이 대폭 추가돼 단순히 외형만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외형이 바뀌자 판매량 역시 개선됐다.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쏘나타 뉴라이즈는 국내에서만 10만대 이상 팔렸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역시 꾸준히 신차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SM6와 QM6의 2세대 모델과 SM3 4세대 모델을 2020년 이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5,000억 원 이상의 개발비 중 일부를 르노 본사에서 지원받을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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