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장·지우개 등 묶음으로만 판매
다이소 "상생 차원의 자발적 결정"

출처=다이소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출처=다이소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이르면 내달부터 생활용품업체 다이소에서는 문구류를 낱개로 구매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소가 문구소매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 대상에 자발적으로 편입하면서 앞으로 문구류 등은 묶음단위로만 판매하게 된 것이다.

묶음 판매되는 품목은 연습장, 지우개, 색종이, 연필, 풀, 형관펜, 색연필 등이다.

다이소는 전국학용문구협동조합과 올해 2월부터 논의하던 문구판매 관련 상생 방안을 지난달 말 마무리하고 대형마트 3사와 같은 방식으로 학용문구 18개 품목을 묶음 단위로 판매키로 했다.

앞서 문구업계는 다이소의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우려를 표명했고 이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졌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서울 및 경기, 광역시의 다이소 인근 210개 문구점을 조사한 결과 다이소가 문구 소매점의 매출 하락을 부추겼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다이소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대상에 자발적으로 편입의사를 밝히는 등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로 대형마트와 같이 문구류를 묶음으로 판매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다이소 관계자는 “문구업계와 상생을 모색한다는 차원의 결정”이라며 “자발적 상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동반위 관계자는 “9~10월중 다이소의 문구업종에 대한 적합업종 심의 안건을 최종 의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반발의 목소리가 크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주장과 함께 규제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서도 기대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이소에서 학용품을 계속 낱개로 팔 수 있게 해달라”는 청원이 있었다.

청원 글에는 “묶어서 사라는 건 그냥 사지 말라는 거 아니냐”면서 “문구점에서 공책을 고르면 1,200~1,500원 이지만 다이소는 대체로 1,000원 수준으로 문구점도 그 정도 가격이면 다이소 안간다”고 토로했다.

포털사이트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아이디 gjdu*****는 “요즘 동네마다 문구점 보기도 어렵다”며 “동네 문구점이 없으면 한 두 개 필요한 문구류 때문에 다이소 가서 묶음으로 사야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문제는 다이소가 문구류를 판매하는 것에 있지 않다. 문구점은 저출산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수익성이 감소될 수 밖에 없고 구매 채널의 변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며 “과연 묶음 판매가 문구점의 수익 증가와 골목상권 살리기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한편, 최근에는 다이소가 인근 상권을 활성화시키고 낙수효과를 동반한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 연구팀이 A신용카드(시장점유율 20%)를 분석한 ‘다이소 성장이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다이소의 경쟁력이 집객효과를 가지고 온다고 발표했다.

해당 논문에는 다이소를 이용한 고객이 주변 점포를 동시에 이용(69.23%)하기도 해 낙수효과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낙수효과는 음식점>동네슈퍼>편의점>화장품>문구점 순이었다.

연구팀은 “경쟁관계에 있는 점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