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머그잔에 드릴까요?”

8월부터는 커피전문점의 풍경이 조금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올 봄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로 환경부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환경부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내놓고 커피전문점 내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할 것을 발표했다.

당장 오늘(8월 1일)부터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 사용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미 유명 커피전문점은 앞다퉈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 등을 도입할 준비를 해 왔고, 주문 시 머그잔 혹은 다회용컵 사용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방문자는 “일회용컵에 달라”고 요구하거나 주문할 때는 “테이크아웃 하겠다”더니 매장에 앉아 일회용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난감함을 표했다. 어느 수준까지 일회용컵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방문한 커피전문점의 한 직원은 "유리잔을 권유해도 손님이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일회용컵에 주게 된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직원이 테이블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일회용컵 사용을 못하도록 강제하기가 쉽지 않아 제도 정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정책은 '비닐봉지 유상 판매'를 떠올리게 한다.

편의점 등 각종 소매점에서 남용하는 비닐봉지 사용을 최소화하고자 실시한 이 정책은 지금까지도 애매모호하게 남아 있다.

여전히 계산대 앞에서 봉지값을 왜 받느냐며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소비자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손님이 많아질수록 직원들은 비닐봉지 유상판매를 하기 어렵다.

결국 어떤 매장에서는 봉지값을 받기도 하고, 다른 매장에서는 여전히 별도 비용 없이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주기도 한다.  

이번 일회용컵 사용에 대한 규제도 이름만 남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과거에도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이 있었지만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고, 2000년대 초 시행됐던 테이크아웃 컵 반환제도도 잊혀진지 오래다.

이상의 환경 정책들은 결국 실천이 뒤따라야 실효성이 생기는 것이고 결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대로 시행되기 어렵다. 

특히 이번 정책은 매장내 일회용컵 사용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매장 내에서 다소 민감한 상황이 벌어질수도 있다. 

정부는 당장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일회용컵 규제에 대한 내용을 널리 홍보하고,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행동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세밀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소비자 역시 자원을 아끼고 환경을 개선하는데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임을 자각하고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유리잔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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