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산업은 레드오션입니다. 더 이상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는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시대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지난 2015년 9월 통합은행 KEB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함영주 은행장에 이어 KEB하나은행의 2대 은행장이 됐다.

63년생으로 시중은행장 중 최연소인 지성규 은행장의 취임을 통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KEB하나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KEB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한 지성규 은행장은 을지로 신축본점 지하 1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기반 정보회사로의 탈바꿈, ▲글로벌뱅크 도약, ▲‘손님행복은행’ 계승 발전, ▲직원이 만족하는 일터 등 네 가지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출처=컨슈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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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일문일답.

Q. 장기적인 비전과 개인적 경영철학은 무엇인지.

금융그룹과 은행의 비전은 같다. 신뢰 받는 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다.

비전을 이루기 위한 경영철학은 한쪽 날개에는 ‘디지털’, 한쪽 날개에는 ‘글로벌’을 달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목표를 이루는 동안 조직의 안정은 ‘소통’과 ‘배려’라는 바퀴를 땅에 붙이고 나아가겠다. 직원과 손님 모두 행복한 은행을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Q. 주요 시중은행장 중에 가장 나이가 어린데.

나이가 적지는 않다.(웃음)

중국 길림은행 근무 당시 50대 초반이었지만 30대 행장을 모셔본 경험이 있다. 육체적 나이 보다는 얼마나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과 글로벌에 대한 역량을 키울 수 있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 새로운 세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세대교체는 시대적인 요구와 배경이 있었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전통적인 영업방식으로는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없다. 그러한 흐름이 세대교체를 요구했고, 상대적으로 생각이 유연하고 글로벌 경험이 있는 내가 하나은행 직원들과 함께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구체적으로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된 디지털 전략이 있다면.

전통적인 은행업에 디지털을 가미하자는 것이 아니다. 

손님 중심의 데이터를 기본으로 하는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본질을 바꾸겠다.

다른 국내 금융기관이나 은행처럼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것과는 다르다. 구체적인 실행방법이나 전술을 한 예로 4월부터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를 시작하는데 완전히 새로운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ICT, SNS 등 이종 업체와도 협업도 계속 할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라인’과 결합을 넘어선 융합을 통해 해외 리테일 뱅킹의 새로운 시장을 열려고 하고 있다.

Q.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전략.

지주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말씀 드릴 부분이 없다.

Q. 합병 후 완전한 ‘화학적 결합’이 이뤄졌느냐에 대해 아직 갑론을박이 나오는데.

통상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정서적 통합작업(PMI)은 서구와는 또 다르다. 초대 은행장인 함영주 행장이 터전을 아주 잘 닦아 놓아서 형식적인 PMI는 완성됐다.

다만 정서적인 PMI는 어떻게 할 것인지는 2대 은행장인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미션이다.

함영주 행장은 현장의 영업으로 끌어왔고 어느 정도 결실을 보았다면 나는 공동의 명확한 목표를 가지는 것으로 해결하려 한다.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이라는 목표를 함께 이뤄가는 과정에서 정서적 통합이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은행의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조직의 불안정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은 소통과 배려로 풀어낼 것이다.

(출처=하나은행)
(출처=하나은행)

Q. 글로벌 시장에서 향후 주요 타깃 국가는.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이미 성숙단계로 새로운 진출 보다는 협업과 융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다.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쟁쟁한 중국은행들과 경쟁을 통해 길림시에 커다란 규모의 프로젝트도 따냈다.

새로운 시장은 신남방이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하는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여기에 인도까지.

임기 2년 동안 본격적으로 진출할 시장이다. 10년 전 중국에 진출할 때처럼 한국계 은행으로써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Q. 중국민생투자 리스크 관련 대처 방안은.

하나은행의 중국 투자는 전혀 부담이 없는 수준이다. 이사회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아무리 투자수익률이 높게 예상돼도 포트폴리오 수준에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중국은 미묘한 나라다. 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다른 나라에서 이뤄지기 힘든 일들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효율성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중국 정부가 유동성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단기간에 해결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반드시 이뤄지기 때문에 신뢰가 높다.

길림은행은 2-3년 내에 상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배 이상 수익이 예상되며 만약 상장되면 그 이상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Q. 금감원과 갈등 개선 방향은.

견해의 차이 일뿐 갈등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 다음 주 25일 함 행장과 금감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굉장히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한국 금융과 은행산업의 발전을 위해 감독당국과 금융기관이 역지사지로 많은 소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대외적으로 오해가 생기지 않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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