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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 “부동산, 이용 중심으로 변화해야”
[인터뷰]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 “부동산, 이용 중심으로 변화해야”
  • 김은주 기자
  • 승인 2019.04.10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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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부동산, 최선의 전략⑪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집을 사야 할까? 관망해야 할까? 내 집 마련의 적기가 언제인지는 늘 물음표다. 머뭇하다보면 ‘그 때가 기회였는데’ 아쉬워하며 땅을 치게 된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9·13 대책 발표가 나온 지 반년이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여러 가지로 엇갈려 수요자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출처=컨슈머치)
(출처=컨슈머치)

<컨슈머치>는 서진형 (사)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을 직접 만나 내 집 마련의 적기는 언제인지부터, 향후 우리나라 정부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무엇인지까지 ‘부동산학’ 관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한부동산학회는 지난 3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의 올바른 부동산 개념의 정립을 통한 공공의 이익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학술단체로서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다. 제19대 학회장으로 선출된 서 회장은 현재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부동산학은 사람과 부동산의 관계 개선을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과거 부동산 정책들은 부동산 개발에 중심을 뒀다면 지금은 사람 중심의 정책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부동산은 우리 세대만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잖아요? 후대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물려주기 위해서 이젠 개발보다는 이용 중심의 보존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거죠”

서 회장은 집값 급등이나 공급 부족 등 문제점이 생겼을 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부동산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실제 돈의 흐름은 중개사나 건설사 직원이 더 잘 알 수도 있어요. 동물적 감각이 있기 때문에…. 저와 같은 부동산 학자들은 거시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국가 정책의 문제점을 사전에 지적하고 대안을 찾는 일을 하는 것이고요”

그런 그에게 2019년 3월 현재를 무주택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적기로 봐도 되는 지 단독직입적으로 묻자 “본인이 살기를 바라는 지역에 본인 소득 수준에 맞는 집을 한 채 사서 이용하는 개념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라면 언제든 적기”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하 일문일답.

Q. 내 집 마련 적기가 따로 없다는 뜻인지?

그렇다. 다만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투기가 아닌 이용 중심의 주택 소유를 원하는 것이라면 자금이 마련된 시점부터는 언제든지 적기이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성장경제이다 보니 부동산을 사용 목적뿐 아니라 자본이득을 획득하기 위한 투자‧투기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시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개발이나 투기 목적이 아닌 이용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

Q. 최근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는데

통계의 허수다.

정부 정책 강화로 파는 사람은 양도소득세, 사는 사람은 대출규제에 묶여 현재 부동산거래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때에 시장에 나오는 일부 매물은 급하게 팔아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소수의 거래로 인해 마치 전체적인 집값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통계의 착시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Q. 실수요 목적이라도 ‘똘똘한 한 채’를 찾기 위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예전에는 우리나라 전국의 집값 상승 추이가 비슷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단독주택 가격이 쫓아가고, 뒤이어 지방의 농지와 임야까지 같이 따라 오르는 순환구조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단계를 넘어 안정단계에 접어들면서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서울 지역 간의 양극화까지 벌어지고 있다.

투자 목적이 가미된다면 강남3구, 아니면 그 인근을 노리는 것이 맞다. 그 보다 자금 규모가 작다면 신도시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신도시는 인프라가 구성되면 가격 대비 어느 정도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도시 가운데 가격이 오르지 못하는 곳은 주변에 인프라가 전혀 없는 경우다. 보통 신도시가 자리 잡기까지 2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

Q. 당장 집을 사고 싶어도 대출 규제에 발목이 잡혀 살 수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부동산은 경제재 중에서도 가장 가격이 큰 축이다. 따라서 자기자본 전체를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고, 타인의 자본까지 빌려 투자를 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출 규제를 통한 가격 안정 효과는 엄청나다.

하지만 금융기관에 정부가 대출에 대한 기준을 주는 것도 일종의 관치금융이다. 이러한 정책의 옳고 그름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Q. 최근 1~2년 사이 아파트값이 급격히 뛴 원인은 무엇인지

이전에도 아파트 값이 급등하는 시기가 많았다. 경제 성장 단계였던 70~80년대에는 아파트 가격이 거의 2배 이상 오른 적이 있고, 1988년 올림픽 시즌에도 2억 원짜리 30평대 아파트가 6억 원까지 뛴 적도 있다.

최근에는 경기가 불황임에도 집값이 폭등한 건 ‘공급부족’이 원인이다.

서울 안에서 공급의 개념은 재개발‧재건축이다. 과거 뉴타운을 통한 재개발‧재건축이 활성화되다 어느 순간 규제가 생기면서 공급이 끊겼다. 공급은 없는데 수요는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에 집값이 치솟은 것이다.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이 104%나 되기 때문에 향후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이 오를 일이 없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국민들이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주거에 대한 질적 상승 욕구도 높아진다.

예전에는 지하 단칸방도 만족하고 살던 사람도 이제는 번듯한 신축 아파트에 살기를 원한다. 한마디로 ‘만족할 수 있는 집’의 공급이 이뤄져야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

(출처=컨슈머치)
(출처=컨슈머치)

Q.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에 이어 9.13 부동산대책 까지 가격 안정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정부 정책이 나왔다. 문제점은 없나?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은 오로지 저소득층 위주로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시장 경제의 기능을 상실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이제는 국민의 삶이 윤택해질 수 있도록 주거의 수준을 향상 시키는 방향으로 정부의 정책을 조금 전환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Q. 정부 정책에 대한 다주택자들의 불만이 특히 높은데.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면에서 다주택자로 인한 순기능도 많이 있다.

다주택자를 규제하게 되면 임대주택의 공급이 줄어 장기적으로는 임대주택 가격 상승 우려가 많다.

정부가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도록 압박만 하기 보다 임대주택 장려정책을 펼치는 것도 어떤 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임대 소득에 대한 정당한 세금을 부과시켜 근로자들과 조세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Q. 부동산을 통해 양도차익을 얻는 것에 대해 부정적 시선이 많다.

해외의 경우 보유세(재산세)의 비중이 80%이라면 거래세(취득세/양도세) 비중이 20%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반대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으로 양도차익을 얻는 걸 투기꾼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부동산도 하나의 ‘투자재’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이용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는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 주택을 이용할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필요가 없어지면 언제든지 팔 수 있도록 조세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

Q. 작년 말 나온 3기 신도시가 발표됐다. 성공 여부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는지.

이번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지역들은 대부분은 입지가 좋고, 인프라도 어느 정도 갖춰진 곳들이기 때문에 수요가 꽤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다만 공급시기가 언제인지가 가장 관건이다. 과연 적기에 공급이 가능할지 따져봐야 한다.

정부는 2021년 분양을 시작해 완공 후 입주는 빠르면 2024~2025년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보상 작업 때문에 계획대로 공급 시기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또한 3기 신도시 공급 시기에 부동산 시장 상황이 냉각기인지 호황기인지에 따라서 성패가 갈릴 수 있다.

Q. 향후 서울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지.

개인적 생각으로는 3기 신도시의 영향이 서울 집값에 미치는 부분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본다.

첫째로 공급규모가 너무 적다. 둘째로 현 정부의 특성상 민간택지 보다는 공공적 성격을 가진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원하는 주택 수요와 신도시에서 원하는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다.

Q. 마지막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은 무엇이며, 향후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현 정부는 서민들을 위한 주거안정대책을 많이 발표한 편이다. 국가는 저소득층에 대한 일정 부분 주거 공급의 책임이 있다.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영구 임대주택 공급 쪽에 조금 더 집중하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일정 부분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나라는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국가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이 부동산을 언제든 팔고 싶을 때 팔고 사고 싶을 때 살 수 있도록, ‘거래 활성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거래 안정화’ 정책을 펼쳐주길 희망한다.

부동산 거래 시장이 꽁꽁 얼게 되면 정부에서 걷을 수 있는 취득세, 양도세 등 각종 세금이 줄어들어 국가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부동산과 관련된 산업(토지개발, 건설, 중개업, 이삿짐센터, 인테리어 업체 등)들이 150여 개 가량 되는데, 국가경제 전체의 동맥경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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