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그랑자이 4월 분양 예정 (출처=GS건설)
방배그랑자이 4월 분양 예정 (출처=GS건설)

[컨슈머치 = 김은주 기자] 당첨되기만 하면 무조건 ‘로또’라고 불리던 서울 새 아파트 분양현장에 최근 미계약 발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높은 청약경쟁률에도 부적격자와 덜컥 청약에 당첨되자 대출 규제로 중도금 마련에 어려움을 느낀 계약 포기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인데 건설사들은 분양 흥행 실패를 우려해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이 지난 2월 말부터 청약을 진행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에서 총 62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았다. 이 단지는 327가구 모집에 총 4,048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12.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곳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작년 9‧13 대책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제도 개편과 대출규제가 이뤄지면서 청약 가점을 잘못 계산하거나 중도금 마련에 실패한 청약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 자체를 포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청약제도 개편 후 첫 분양단지였던 SK건설의 ‘DMC SK뷰’는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에서 최고 238.19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음에도 미계약분이 3가구 발생했다.

지난 1월 분양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도 최고 청약경쟁률 280대 1을 기록했으나 일반물량 403가구의 15%인 60가구가 미계약으로 풀렸다

이처럼 미계약이 일상화되면서 흥행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건설사들은 이달부터 서울 등 투기·청약과열지역에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에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새 아파트 분양을 노리는 사람들에게는 사전 무순위 청약이 새로운 청약 기회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분 발생 시 잔여 물량을 선점하도록 사전에 접수하는 제도로, 청약통장 및 순위 여부와 무관하게 신청 접수할 수 있다. 특히 1순위 청약자격이 없는 수요자들에게 최대 기회다.

청약 신청 방법도 간단해졌다. 과거 선착순 제도로 미계약 물량이 처리되다 보니 모델하우스 앞에 전날부터 진을 치고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지난 2월부터 청약제도 개편에 따라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아파트투유’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가 가능하다.

서울 첫 사전 무순위 청약접수 단지로 관심을 모으며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 한양수자인 192’ 무순위 청약에 1만4376건이 접수됐다. 이는 일반분양 물량 1,129가구의 10배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달 분양 예정인 ‘방배그랑자이’도 사전 무순위 청약을 실시할 예정으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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