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위기의 국내 자동차 산업을 타개할 '광주 자동차 위탁생산 공장'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의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광주시와 현대차가 적극적인 해결에는 나서지 않고 있어 당분간 사업 진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광주공장 투자협약, 8월 중 체결?

25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시장 이용섭)는 오는 8월까지 광주공장 이해 당사자들간 관련 세부 협의가 끝날 경우 8월 중순께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이원희‧하언태, 이하 현대차)와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이용섭 시장은 당선 직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 지역 본부를 방문한데 이어 지난 16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조집행부를 만나기도 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출처=기아자동차 홈페이지)

광주공장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기업, 시민이 주주로 참여, 합작법인을 설립해 차량을 위탁생산하는 방식으로 적정임금이 보장되는 지역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및 산업 발전까지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광주시의 계획대로 8월 중 광주공장 투자협약이 체결될 경우 이르면 올해 말에 실제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에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이용섭 시장이 최근 기아차를 방문했으나, 꼭 광주공장에 대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빠른 시일 내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반드시 8월 중에 투자협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은 아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장애물 ‘현대차 노조’, 광주시-현대차 서로 미뤄

광주공장에 공을 들이는 광주시와는 달리 현대차 측은 다소 관심이 없어진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던 지난 5월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각에선 현대차의 미온적 태도를 두고 올해 임금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과 대내외적으로 많은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광주공장 설립을 ‘선전포고’로 받아들이겠다는 노조를 의식해 현대차가 한발 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관세 인상 등 대외 환경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광주공장을 이유로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기라도 할 경우 현대차의 손해가 막심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주도적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투자만 하는 회사(현대차)이기 때문에 노조를 설득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경영권을 가진 1대 주주가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광주시 관계자는 “우리가 광주공장은 진행하는 것은 현대차이지 노조가 아니다”며 “내부적인 문제는 회사에서 처리해야 할 부분이고 우리가 나설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사업을 이끌어가는 두 집단 모두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생각하는 현대차 노조의 행태를 방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가 광주공장 사업에 참여함에 있어서 노조에 허락을 맡아야하는 것도 아닌데 노조와 협상 테이블을 왜 만들겠는가”라며 “현재 노조의 행태는 엄연히 경영권을 간섭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노조가 지금처럼 경영권마저 간섭을 한다면 결국 현대차는 해외 생산량을 늘리며 국내 공장을 폐쇄하는 ‘충격요법’을 쓸 수밖에 없을 것 이다”며 “노조가 굽히지 않는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망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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