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치 = 김현우 기자]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두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IT강국인 한국 역시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에 욕심을 내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5G는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다. 현재 이동통신 속도인 300Mbps(초당 메가바이트)보다 70배 이상 빠른 속도로 1GB(기가바이트) 영화 한 편을 10초 안에 내려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4차 산업의 핵심인 사물인터넷(IoT)이 크게 활성화돼 스마트 주택, 더 나아가 스마트 도시까지 가능해지며, 자율주행차 상용화 역시 탄력이 붙게 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은 오는 10월 5G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5G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것은 맞지만 이동통신 기술의 핵심인 핸드 오버(이동통신 가입자가 이동 중에도 자유롭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에서 끊김 없이 서비스가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2위 업체인 AT&T가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상용화할 가능성이 높다. AT&T는 지난 1월, 연말까지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AT&T는 애틀랜타, 달라스, 휴스턴, 뉴올리언스 등 미국 12개 도시에서 5G 서비스를 론칭한 후 향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나서 5G 관련 투자에 2016~2020년까지 5000억 위안(약 82조 원)을 투입한 중국도 올해 5G 시범서비스에 나선다. 미국 이통통신산업협회(CTIA)는 5G 관련 투자·지원에 있어 가장 앞선 국가로 중국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이하 과기정통부) 주도하에 내년 3월 이동통신3사 공동으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이동통신 3사에 주파수 경매를 마쳤다.

정부가 정해준 마감기한에 맞춰 삼성전자(부회장 이재용)는 5G 스마트폰 및 관련 장비를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달 15일 삼성전자는 “5G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멀티모드 모뎀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하지만 이통사들은 반 박자 느린 행보를 밟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늦어도 9월 이전까지 5G 장비를 선정해야하는데 아직까지 장비선정이 완료되지 않았다. 그나마 5G 상용화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건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다.

LG유플러스는 4G와 5G의 완벽한 연동을 목표로 5G 장비업체를 화웨이로 내부 확정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기존 장비 공급사에서 만든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기술적 호환성이나 경제적으로 유리한 만큼 화웨이를 장비공급 업체로 선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6월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변이 없는 한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화웨이 장비가 보안성 취약으로 구설수에 오른 전적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반대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소비자들의 보이콧 선언까지 우려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대표 박정호)과 KT(회장 황창규)는 LG유플러스에 비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양사 모두 LG유플러스처럼 기존 4G 장비 공급사에서 만든 장비를 우선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4G망을 설립할 때 양사는 권역별로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5G 장비는 기지국 설치를 시작해야하는 오는 10월에나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장 도입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화웨이 제품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업계는 KT가 국가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기업인만큼 중국 제품인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이동통신 1위 기업이자 VIP 고객이 많은 SK텔레콤 역시 보안성 논란이 일었던 화웨이 제품을 도입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도입할 장비가 정해지지 않아 자세히 말하긴 어렵다”며 “12월까지 이동통신을 제외한 5G 상용화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2011년 LTE 상용화 당시처럼 5G 역시 연내 서비스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글(USB 모뎀 단말)을 활용해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5G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5G 스마트폰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점과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용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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