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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보라 소협 국장 "집단소송제, 우려 많아도 도입 우선"
[인터뷰] 임보라 소협 국장 "집단소송제, 우려 많아도 도입 우선"
  • 송수연 기자
  • 승인 2019.06.10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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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 구제 첫 단추 집단소송제④

[컨슈머치 = 송수연 기자] “현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협)의 목표는 집단소송제 도입이에요. 법무부가 추진 중인 집단소송제 개정안을 두고 우려가 많은 상황인 것은 알지만 일단 도입이 돼야 한다고 봐요. 제도 자체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아예 소비자는 권리 행사조차 못하니 부족하더라도 제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소협 입장입니다”

<컨슈머치>와의 인터뷰에서 임보라 소협 국장(변호사)이 한 말이다.

집단소송제 도입에 대한 논의 자체로만 보면 그 역사는 길다. 반복되는 집단 소비자 피해에도 집단소송제는 제자리 걸음을 할 뿐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부터 얼마 전 터진 인보사 사태까지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 사고가 집단소송제 도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며 집단소송제 도입을 부추겼으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집단소송제 같은 소비자 피해 구제 제도가 없으니 소비자들이 사후 보상을 받기란 매우 어렵다. 사업자로 인해 피해를 받고 그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것도 온전히 소비자 몫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소협은 효율적인 소비자 구제를 위해서라도 집단소송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컨슈머치>는 임보라 국장과 인터뷰를 통해 집단소송제는 어떤 방식으로 도입되는지,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출처=컨슈머치.
출처=컨슈머치.

Q. 임 국장님. 먼저 집단소송제가 무엇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집단소송제는 사업자 등에 의해 다수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여러 피해자를 대표해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제도입니다.

판결 효과는 소송을 제기한 대표자뿐 아니라 피해자 전체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액, 다수의 소비자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소송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소비자들은 그동안 피해를 구제 받기 위해 조정, 소비자단체소송, 민사소송 등의 방법을 이용했는데요, 집단소송제와는 어떻게 다른 건지요.

조정의 경우는 일단, 사업자가 조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예 효력이 없습니다. 강제력이 없으니 피해구제가 현실화되는데 까지 시간만 소요되고 실효성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불 수 있습니다. 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게 집단소송제이고요.

소비자단체소송은 소비자 피해에 대한 구제라기보다 사업자 위법행위에 대해 금지 예방을 청구하는 소송이어서 단체소송이 승소하더라도 소비자는 다시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손해배상을 받아야하는 구조에요. 이런 점이 소비자단체소송의 한계죠.

마지막으로 민사소송 같은 경우 소비자들이 소송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어요. 최근 소비자 피해는 소액·다수가 특징인데 사실 소송이라는 것 자체가 비용과 시간적 부담이 크거든요. 그래서 민사소송에 참여하는 소비자가 적은 것이죠.

이를 감안하더라도 시간과 비용에 비해 구제금액은 피해액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소비자 피해에 적용하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Q.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말씀하신 한계와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을까요?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서 13년째 시행 중인 「증권관련 집단소송법」만 하더라도 기대와 달리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서요. 실제로 13년간 11건의 소가 제기됐을 뿐이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소비자들의 소제기는 적었습니다만, 이는 오히려 집단소송제를 반대하는 ‘남소 우려’를 반박할 수 있는 논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집단소송제를 반대하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이라는 예상들이 많았는데 증권관련 집단소송법만 봐도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지금 당장은 실효성 문제 보다 집단소송제 도입이 우선이고 실효성 문제는 그 이후 고려해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Q. 집단소송제 도입에 정부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더라고요. 법무부에서도 올해 집단소송제에 대한 언급을 꽤 한 것 같습니다. 들어보니 법무부의 개정안대로 집단소송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더군요. 근데 법무부 안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요. 그대로 도입되도 괜찮은 건가요?

법무부 안은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되 몇 가지 요건만을 수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법무부 안에 대해 먼저 설명드리면 현재 증권분야에만 적용되고 있는 집단소송법을 제조물책임, 개인정보침해, 담합,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부당표시광고행위, 금융소비자보호, 식품안전 등의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법이 개정되더라도 수백,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인지대 등은 개선되지 않아 여전히 집단소송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한계를 개선해 적용하자고 하면 집단소송제 도입이 계속 미뤄질 수 밖에 없어서 일단은 법무부 안대로 도입됐으면 하는 것이 소협의 입장입니다. 

그런 요건까지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면 시간만 지연될 뿐이기 때문에 차차 문제를 보완해 나가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Q. 최근에(5월) 집단소송제 도입을 촉구하는 토론회도 가지셨는데, 그날 참석한 발자제 분들은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요.

이날 발제자들 대부분이 비슷한 말씀을 주셨어요.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발제자였던 법무부 상사법무과 명한석 과장님이 하신 말씀을 간단하게 전달해 드릴게요. 명 과장님은 집단소송제도가 사업자한테는 마땅히 배상해야 할 문제고, 사업자에 그 밖에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왜 도입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셨어요.

집단소송제야 말로 규제가 아닌 구제 제도로 이를 기업억제제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사업자가 손해배상을 해주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말씀하셨습니다.

Q. 5월에 열린 토론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분도 참석해 집단소송제 필요성에 대해 토론하신 걸로 아는데, 기억에 남는 말씀 있으신가요?

그날 토론자로 오셨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분은 “같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소비자마다 다른 경제적, 현실적 여건에 따라 누구는 손해배상을 받고 누구는 배상을 못 받는 현실이 없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데 각자의 여건 차이로 억울하게 피해에 대해 보상을 못 받는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그래서 꼭 집단소송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죠.

또 집단소송제가 법무부 안대로 도입되면 제외신고를 하지 않는 이상 기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도입돼서 소비자 구제 피해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출처=컨슈머치.
출처=컨슈머치.

Q. 최근 인보사로 인한 사태도 그렇고 빨리 집단소송제가 도입되서 소비자 피해 구제를 조금이라도 앞당겼으면 좋겠는데요.

네. 우선, 코오롱티슈진 등의 주주들은 증권과련 집단소송법을 적용 받아 피해구제를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당연히 인보사 투여 환자들도 피해 구제 가능성이 열리겠죠.

저희는 작년에도 집단소송법이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해왔습니다. 토론회나 캠페인, 기자회견도 굉장히 많이 했고 지난해는 집단소송법 도입이 뜨겁게 달아올랐는데 다시 식으면서 유야무야 된 것이 굉장히 아쉽습니다.

Q. 말씀을 들어보니 소비자를 위해 꼭 도입돼야 할 제도인 것 같은데 너무 긴 시간동안 제도 도입 자체가 지연되는 느낌인데, 왜 이렇게 도입이 미뤄지는 건가요?

토론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엇습니다. 일단 이게 정치적인 분야랑 거리가 있는 법안이라 그런지 몰라도 여야를 막론하고 집단소송제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집단소송제도에 대한 논의 자체도 항상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 같더라고요. 국회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토론회에서는 국회를 설득시키는 것이 우선이고 이에 대해 힘써야 된다는 말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Q. 기업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맞나요?

아무래도 부담스러워 하겠죠. 그런데 기업이 이를 지나치게 우려하는 경향이 있어요.

일단 집단소송제 자체가 사업자(기업)에게 어떤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맞지만 소비자한테 없었던 권리를 만들어줘서 기업한테 과한 의무를 지게 하는 제도가 아니에요.

소비자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조금 더 편하게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집단소송이 도입이 된다고 해서 사업자한테 어떤 부당한 의무라 생긴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집단소송으로 소비자가 승소했다면 사업자가 그만큼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고 그에 대해 마땅한 피해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이죠.

Q. 마지막으로 집단소송제 관련해서 더 하고 싶으신 말씀있으신가요?

집단소송제가 도입되고 소제기가 쉬워져도 어쨌든 배상액이 충분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현실적으로 느끼는 것이 민사소송이랑 다를 게 없을 거잖아요. 그래서 징벌적손해배상제도도 도입돼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일각의 우려처럼 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여러 한계 때문에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수 있어 우려가 되기는 합니다.

그러나 좋은 선례가 생기면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집단소송제가 도입됐으면 하고, 앞으로도 소협은 집단송제 도입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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