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폐렴 치료를 받던 환자가 사망하자 유족은 의료진의 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당뇨와 전립선암 골전이가 있는 상태에서 기침과 호흡곤란 증상으로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A씨는 흡인성 폐렴 진단을 받고 수혈과 산소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됐다.

이후 의료진은 인공호흡기 치료 등 집중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기로 하고 기관 내 삽관을 시행했다. 그러나 삽관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해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이후 상급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패혈증 쇼크가 진행되면서 결국 사망했다.

A씨 유족은 병원 측이 처음에는 폐렴이 심하지 않아 수액을 맞고 퇴원해도 된다고 설명했다가 갑자기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기관 삽관 과정에서 A씨의 치아가 여러 개 손상됐고, 이후 출혈이 발생해 혈액이 폐로 흡인되면서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보호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해 산소·수액치료와 기본검사 등 필요한 처치만 했다고 주장했다. 심정지 역시 기관 삽관 과정의 부주의가 아니라 흡인성 폐렴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가 진행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산소호흡기, 인공호흡기(출처=PIXABAY)
산소호흡기, 인공호흡기(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의 의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일부 인정했다.

소비자원은 A씨가 응급실에 내원할 당시 저혈압 쇼크와 폐렴, 패혈증, 저산소혈증 등이 확인된 만큼 의료진이 조기에 항생제를 투여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한 집중치료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항생제 투여가 늦어졌고, 산소포화도가 낮게 유지되는 등 상태가 악화되고 있었음에도 적극적인 치료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이에 폐렴에 대한 조기 치료가 적절히 시행되지 않은 과실로 A씨의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

또 의료진이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과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설명의무도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기관 삽관 과정에서 발생한 치아 손상에 대해서는 병원 측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치아 손상과 출혈이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 사망 원인은 다량의 출혈에 따른 흡인성 폐렴이 아니라 패혈성 쇼크로 봤다.

A씨가 전립선암 골전이 등으로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뤄졌더라도 폐렴과 패혈증의 악화를 막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손해배상 범위를 위자료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병원 측이 A씨 유족에게 총 300만 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도록 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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