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병원에서 수술 부위를 소독하던 중 경동맥이 손상돼 뇌경색과 뇌출혈로 중증 후유장애를 입었다.
30대 소비자 A씨는 12세 무렵 비인두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이후 기도 및 식도 협착으로 인한 호흡곤란과 삼킴장애를 겪어왔다.
이후 교정치료를 위해 한 병원에 내원해 소장과 위장을 이용한 식도복원술을 받았으나, 수술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않으면서 문합부 누출과 감염이 발생해 매일 수술 부위에 대한 소독 치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이 수술 부위인 목을 소독하던 중 좌측 경동맥이 파열돼 색전술을 받았고, 이후 좌측 중대뇌동맥 영역의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며 치료를 받았으나 어지러움과 균형 장애가 지속됐고, 결국 집에서 넘어지면서 우측 경막하 출혈이 발생했다. 이후 뇌병변 후유장애가 남아 보호자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가 됐으며, 반복적인 폐렴 증상으로 현재까지 타 병원에 입원 중이다.
A씨는 “소독 과정에서 날카로운 기구 사용이 제한돼 있음에도 의료진이 블레이드를 사용해 좌측 경동맥을 손상시켜 색전술과 뇌경색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뇌경색 후유증으로 낙상과 뇌출혈이 이어졌고, 현재는 자율신경 이상 등으로 지속적인 관찰과 개호가 필요한 상태라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방사선 치료로 경부 조직이 섬유화되고 혈류 저하와 염증이 반복돼 경동맥이 외부로 노출될 정도로 취약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동맥 출혈은 소독 과정에서 약해진 혈관벽이 파열된 불가항력적 합병증이며, 이후 낙상 사고는 보호자 관리 책임에 속해 병원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독 과정에서의 의료진 과실과 A씨의 뇌병변 장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병원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소비자원은 A씨가 방사선 치료로 경부 조직이 섬유화되고 염증이 지속된 개방 상처 상태였던 만큼 소독 과정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음에도, 의료진이 수술용 칼을 사용하다 좌측 경동맥을 손상시켜 출혈이 발생한 점을 의료진의 과실로 판단했다.
이로 인해 경동맥 폐색술이 시행됐고, 이후 저관류에 따른 허혈성 뇌경색이 발생했으며, 균형 장애로 인한 낙상과 뇌경막하 출혈까지 이어졌다고 봤다.
MRI상 뇌관류 지연이 확인된 점, 뇌경색 이후 어지러움과 균형 장애가 지속된 점, 아스피린 복용이 출혈 위험을 높여 뇌출혈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전문위원 의견 등을 종합해 A씨의 뇌병변 장애가 의료진의 경동맥 손상 과실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A씨가 입은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경부 조직 손상이 심했고, 수술 후 염증이 지속되는 상태에서는 혈관 손상 위험이 컸던 점, 경동맥 손상 이후 병원이 적절한 처치를 시행한 점 등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 범위는 50%로 제한했다.
소비자원은 병원 측이 A씨에게 기왕치료비·일실이익·개호비의 50%와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