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폐색으로 치료를 받던 소비자가 CT 검사 전 물을 마시다 흡인 사고로 사망하자, 유족은 의료진이 무리하게 물을 마시게 했다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70대 소비자 A씨는 복통과 복부 팽만, 오심, 구토, 식욕부진 등의 증상으로 장폐색 진단을 받고 입원해 금식 및 수액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입원 다음 날 아침, 복부 CT 검사를 위해 물을 마시던 과정에서 흡인으로 인한 기도 폐쇄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심정지가 일어나 1차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심정지가 재차 발생했고, 2차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끝내 회복하지 못한 채 사망했다.

유족 측은 의료진이 장폐색으로 구토와 복통을 호소하던 환자에게 무리하게 물을 마시게 한 것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복부 CT 검사 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한 것은 일반적인 절차이며, 사망 원인은 기존 질환의 악화에 따른 것이라며 책임을 부인했다.

병원, CT 검사, 의사, 진료 (출처=PIXABAY)
병원, CT 검사, 의사, 진료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고 병원 측 책임을 60%로 판단했다.

전문위원은 장폐색이 의심되는 중환자의 경우 물을 섭취시키지 않고 CT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해당 환자에게 물을 마시게 한 조치는 통상적인 의료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폐색 환자에게 물을 섭취시키는 것은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입원 당시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는 폐 상태가 깨끗했으나, 이후 흡인성 폐렴이 발생해 점차 악화됐고, 이는 1차 심정지의 주요 원인으로 판단됐다. 결국 음식물 흡인으로 인한 기도 폐쇄가 심정지를 유발하고, 이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의료진이 CT 검사 전 물을 마시게 한 행위와 A씨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됐다. 다만 환자 상태가 매우 위중해 병의 진행이 급격히 이뤄진 점을 고려, 병원 책임은 60%로 제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에 진료비와 향후 일실이익, 장례비를 합한 손해액의 60%와 함께 위자료 1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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