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의료진 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한약재를 복용한 후 오심, 구토가 발생해 병원 응급실로 방문했다.

의료진은 A씨의 복부 CT 검사를 시행하고 좌측 요관의 결석(8㎜)과 급성 신우신염 진단 하에 입원 조치했다.

입원해서 항생제 투여 등 보존적 치료를 받던 A씨는 심정지가 발생했고, 심폐소생술과 기관삽관 후 중환자실로 이동됐다.

A씨에게 심정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의료진은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심폐소생술을 중단했으며, 결국 A씨는 사망했다.

A씨 유족은 "A씨는 심장질환이 있어 매일 심장약을 복용 중이었다"며 "입원 당일 간호사가 처방받은 후 돌려주겠다며 심장약을 회수한 후 이를 돌려주지 않았고, 결국 약을 복용하지 못해 다음 날 심정지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급성 신우신염으로 심장에 부담이 갈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심장약 복용이 중요했다"면서 병원 측에 1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했다.

반면에 병원 측은 의무기록(간호기록)을 확인한 결과, A씨가 흉통을 호소해 니트로글리세린을 투약하려고 했으나 지참했던 약을 이미 복용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설령 A씨가 심장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A씨 사망은 심장약 미복용이 아닌 급성 세뇨관-간질 신장염에 의한 패혈증 및 패혈성 쇼크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장 모형 (출처 =PIXABAY)
심장 모형 (출처 =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의료진의 일부 과실을 인정했다. 

투약기록지에 따르면, A씨는 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을 당시에 흉통을 호소해 자가약물을 복용했으나 다음 날인 저녁 1회 분량의 지참약(심장약물) 복용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병원 심장내과 외래 기록 및 응급실 내원 당시 제출된 의무기록지에 따르면, 입원 전 A씨의 심실 수축기 기능이 정상이었고, 입원 후에도 심장에 특이할 만한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심장약 미복용으로 인해 A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병원 내원 당시 시행된 혈액 및 소변 미생물배양검사 결과 상 A씨는 입원 당시부터 패혈증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신우신염 및 요관결석과 관련된 패혈증성 쇼크에 의해 이차적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A씨는 응급실 내원 당시 영상검사 결과 급성 신우신염과 요관결석이 동반돼 있어 치료가 지연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

또한, 빈호흡, 저혈압, 발열, 심박수 증가, 백혈구 수 저하 등 초기 패혈증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도 보였으므로, 의료진은 A씨를 중환자실에 입실하도록 하거나 집중 관찰을 시행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A씨에게 경구 항생제만 처방한 채 귀가를 권유했고, A씨와 가족의 요청으로 입원 치료를 시작하긴 했으나, A씨가 고혈압, 서맥으로 비정상 활력징후를 보였음에도 단시간 내에 추적 관찰 및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따라서 병원 측은 A씨 유족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당시 A씨 상태에 비춰 볼 때 의료진이 A씨의 임상징후에 대해 세밀한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하더라도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의료진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과 A씨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의의무 위반 사실이 없었더라면 A씨로서는 다소나마 생존기간을 연장한다거나 적절한 다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병원 측은 금전적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

사건 경위,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 당시 A씨 상태 등을 고려해 병원 측은 A씨 유족에게 손해배상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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