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하지 절단에 이르자, 병원의 치료 지연 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비자 A씨는 오른쪽 다리에 갑작스러운 감각 저하와 부종, 압통 등이 나타나자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혈관조영술 검사 결과 장골동맥 폐쇄가 확인돼 응급으로 카테터 삽입술을 시행했으나 혈류를 완전히 개통하지는 못했다. 이후 구획증후군이 확인돼 근막절개술을 진행했지만 괴사가 악화되면서 결국 하지 절단술을 받았다.
A씨는 "카테터 삽입 후 혈류가 회복되지 않았을 경우 응급수술 등 보다 신속한 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획증후군으로 신경이 완전히 손상된 뒤에야 수술이 시행돼 혈액 순환 장애가 지속됐고, 이로 인해 수술 부위 감염과 괴사가 반복돼 하지 절단에 이르렀다"며 이에 상응하는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구획증후군 발생 원인이 재관류 손상에 있으며, 이를 확인한 즉시 수술을 시행했음에도 회복되지 않아 하지 절단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의료진의 과실은 없으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안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의 책임을 30%로 판단했다.
소비자원은 당시 A씨가 우측 하지의 감각 저하와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한 점을 고려하면 허혈로 인한 신경장애 가능성이 있어 즉각적인 외과적 혈류 재개술이 필요했지만, 의료진은 경과 관찰에 그쳤고, 정형외과 협진이나 외과적 수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아 치료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A씨는 혈관 폐색 이후 혈류가 제대로 공급된 적이 없었고, 응급실 내원 당시 심한 부종을 동반한 압통과 감각 이상, 냉감을 호소했으며 족부 동맥도 촉지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당시 이미 근육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혈관수술과 동시에 근막절개술을 시행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위원의 견해다.
소비자원은 의료진이 심한 근육 괴사가 진행된 이후에야 A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근막절개술을 시행한 점을 들어, 구획증후군의 응급성을 감안할 때 조기 치료 기회를 상실한 책임이 있다고 봤다.
설령 병원 측 주장처럼 구획증후군이 재관류 손상에 의해 발생했다 하더라도, 이는 급성 하지 동맥 폐색 이후 비교적 흔하고 예측 가능한 합병증에 해당한다. 따라서 면밀한 관찰을 통해 구획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허혈성 근육 괴사와 신경 손상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즉각적인 근막절개술이 필요했으나, 혈액검사 결과와 수술 당시 소견 등을 고려하면 이미 비가역적인 근육 괴사가 진행된 이후에 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소비자원은 응급실에서 인터벤션 시술을 시행할 당시 혈류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은 있었지만, 하지 절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내가 없었던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다만 A씨의 기왕력과 응급실 내원 당시 이미 우측 표재대퇴동맥과 심부대퇴동맥이 혈전에 의해 완전히 폐색돼 있었던 점, 수술적 혈전 제거술을 시행했더라도 하지 절단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었을지 단정하기 어려운 점, 구획증후군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더라도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측의 책임 범위는 30%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A씨에게 전체 진료비의 30%와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