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병변을 놓친 병원의 반복된 오진으로 한 소비자가 폐암 4기까지 진행된 사실이 인정됐다.

20대 A씨는 약 3년간 간헐적으로 발생한 흉부 통증으로 한 병원 응급실을 여러 차례 찾으며 통증 조절 치료를 받아왔다. 이후 기침과 호흡곤란 증상으로 다시 병원을 방문했고, 늑막 및 심낭 삼출액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1년 뒤 객혈 증상으로 내원한 A씨는 악성 중피종 및 늑막 전이 의심 소견을 받아 타 병원으로 전원됐고, 결국 폐암 4기 판정을 받아 항암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A씨는 "병원의 오진으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쳐 병이 말기까지 진행됐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당시 심낭 삼출액이 혈액성으로 나타나 악성 가능성을 고려해 세포병리 검사를 시행했으나 결과는 음성이었고, CT상 악성 가능성이 있어 추가 검사를 권유했으나 A씨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시행된 흉부 CT에서 악성 중피종 의심 소견이 확인되자 즉시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했으므로 진단 지연에 대한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폐 모형 (출처=PIXABAY)
폐 모형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이 A씨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A씨는 흉부 통증 등으로 총 5차례 응급실을 방문했으며, 당시 촬영된 단순 흉부 방사선 사진에서 우측 폐 중엽에 폐 병변이 관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의료진은 이를 특이 소견이 없는 것으로 반복 판독했고, 폐암 여부 확인을 위한 CT 검사나 조직검사를 단 한 차례도 시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A씨는 약 4년간 폐암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했고, 결국 폐암 4기 상태에서야 진단을 받게 돼 적절한 치료 기회를 상실한 것으로 인정됐다.

전문가들은 당시 방사선 사진에 나타난 병변이 2cm 이하의 단일 폐 결절로, 비교적 초기 단계의 암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이 시기에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졌다면 예후가 상당히 좋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소비자원은 적절한 의료행위가 이뤄졌다면 완치 가능성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폐암의 특성상 병기와 예후를 정확히 단정하기 어려운 점,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질환인 점, A씨가 현재 생존해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손해배상 범위는 위자료로 한정됐다.

위자료는 사건 경과, 진단 지연 기간, 피해 정도, A씨의 나이 등을 종합해 5000만 원으로 산정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컨슈머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