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수술 후 천공에 따른 패혈증으로 숨지자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70대 소비자 A씨는 복통으로 병원을 방문해 담석증 및 담관염 의심 하에 입원했다. 이후 담췌관조영술을 받은 뒤에도 지속적으로 복통을 호소했지만 별다른 추가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 날 십이지장 천공으로 인한 복막염이 뒤늦게 진단됐다. A씨는 십이지장 일차봉합술, 담낭제거술, 총담관절개술을 받았으나 이틀 뒤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유족은 "시술 과정에서 천공이 발생했고 부적절한 대응으로 상태가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다"며 2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시술 전 합병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시술 후 출혈 가능성에 따라 적절히 대응했으며, 사망 원인은 담도암으로 인한 천공이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병원, 입원, 침상(출처=PIXABAY)
병원, 입원, 침상(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십이지장 천공 자체에 대해서는 병원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천공 진단이 지연된 부분에 대해서는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검토 결과 복부 CT 및 담췌관조영술 소견상 담도암보다는 담도 결석 및 담관염 가능성이 높고, 유두괄약근 절개 후 전기소작술을 시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시술 과정의 과실로 천공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전문위원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시술 전 천공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 천공 발생 자체에 대한 병원 책임은 제한적으로 판단됐다.

다만 시술 이후 지속적인 복통에도 활력징후 확인이나 복통 양상에 대한 기록이 부족했고, 반복적인 진통제 투여에도 호전이 없었음에도 복부 CT 등 천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밀 검사가 시행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단순 흉부·복부 X-ray는 후복막강 출혈이나 십이지장 천공을 확인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전문위원 의견도 반영됐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천공 진단 지연으로 인해 조기 수술 기회를 놓치게 한 부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다만 담췌관조영술 자체의 위험성과 진단의 어려움, A씨의 고령 및 담도암 동반 등 예후 요소를 고려해 병원 책임 비율은 50%로 제한됐다.

재산상 손해에 대해서는 A씨가 사망 당시 75세였던 점 등을 고려해 치료비 및 일실이익은 인정되지 않았고, 장례비의 50%만 손해로 산정됐다. 위자료는 사건 경위와 기왕력, 연령 등을 종합해 2400만 원으로 결정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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