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배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은 소비자가 오진으로 충수염 진단이 늦어지면서 피해를 입었다.
소비자 A씨는 우측 아랫배 통증으로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급성 위염으로 진단받고 증상 조절 후 귀가했다.
그러나 이틀 뒤 혈뇨가 나타나 비뇨기과 외래에서 복부 CT를 촬영했고, 통증이 계속돼 추가 확인한 결과 급성 충수염이 뒤늦게 진단됐다. A씨는 충수 주위 농양 배액과 충수절제술을 받으며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A씨는 다른 의료기관에서 개복 수술로 인한 복부 절개 부위에 대해 반흔 교정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상태다.
A씨는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했음에도 충수염을 잘못 진단했고, 이후 내과와 비뇨기과 진료 과정에서도 충수염을 발견하지 못해 결국 복막염으로 악화돼 개복수술을 받았다"며 병원 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은 응급실 진료 당시 증상이 호전되고 있었고, 복통 외에 오심이나 구토 등 충수염을 의심할 만한 뚜렷한 증상이 없어 초기부터 충수염을 의심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후 혈뇨로 비뇨기과에서 복부·골반 CT를 촬영했지만 요로결석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영상의학과 판독이 없던 상황에서 통증이 계속되면 응급실로 다시 오라고 안내했기 때문에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 책임을 70%로 판단했다.
전문위원은 A씨가 우측 하복부에 뚜렷한 압통을 보였고 혈액검사에서도 백혈구 증가가 확인된 만큼, 급성 충수염을 포함한 외과적 응급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 복부 CT나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거나 외과 협진을 통해 감별진단이 필요했음에도 퇴원 조치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비뇨기과에서 촬영한 복부·골반 CT에서도 급성 충수염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있었지만, 당일 영상의학과 판독이 이뤄지지 않았고 해당 진료과에서도 이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해 진단이 지연됐다고 봤다. 혈뇨 역시 충수염이 심하거나 요관과 가까운 위치에 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데, 지속적인 복통에도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도 책임 사유로 판단했다.
다만 개복수술로 인한 복부 반흔에 대해서는 수술 지연만으로 개복수술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복벽 상태에 따라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반흔 치료비까지 병원에 배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비뇨기과 진료기록에 통증 지속 시 응급실 재내원을 안내한 점, 충수염 수술 자체는 적절했던 점, 진단 지연이 수술 방법을 크게 바꿨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병원의 책임 범위를 70%로 제한했다.
소비자원은 병원이 A씨에게 응급실 및 외래 진료비와 일실이익을 합한 금액의 70%와 위자료 1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