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건강검진에서 간수치 이상 소견이 확인됐음에도 병원이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간암 진단이 늦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0대 소비자 A씨는 한 병원에서 채용건강검진을 받은 뒤 별도의 결과 통보를 받지 못한 채 지내다 황달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고, 그 결과 간암 말기로 진단됐다. 이후 약물 치료를 받았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사망했다.
A씨 유족은 건강검진 시 이상 소견이 있었음에도 병원이 유선이나 서면으로 추가 검사 필요성을 알리지 않아 조기 진단과 치료 기회를 잃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에 병원 측은 A씨가 받은 검진은 채용신체검사로, 일반건강검진과 달리 업무 수행 가능성을 판단하는 절차여서 ‘건강양호’ 판정이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또 채용건강검진 이후 간기능 수치 상승과 단백뇨 등 이상 소견이 확인돼 A씨에게 유선으로 추가 검사 필요성을 안내했고, 사업주에게도 관련 내용을 통보하는 등 과실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진단 지연이 예후에 중대한 차이를 초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위자료를 지급하는 수준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A씨가 병원에서 받은 채용건강검진은 근로자를 작업에 배치하기 전 건강 보호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검사로, 일반건강검진과 달리 이상 유무를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는 없다. 간수치 상승이나 단백뇨와 같은 이상 소견은 만성 음주나 지방간으로 인해 나타날 수도 있지만, 간질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재검사가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209조는 건강진단 결과를 실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해당 근로자가 소속된 사업주뿐 아니라 근로자 본인에게도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병원이 A씨에게 건강검진 결과와 추가 검사 필요성을 포함한 내용을 실제로 전달했다는 객관적인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점 등이 고려됐다.
이를 종합하면 병원의 통보 미흡과 A씨가 추가 검사 및 간암을 조기에 진단받을 기회를 상실한 점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됐다.
다만 전문위원들은 진단 지연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배상 범위는 위자료로 한정됐으며, 진단 지연 기간과 A씨의 나이,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는 200만 원으로 산정됐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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