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주치의 진단서 제출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시행하자 부당함을 주장했다.
소비자 A씨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대장에 이상소견이 나와 정밀검사 후 대장암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병기가 심하지 않아 수술 후 경과는 양호한 상태다.
그는 가입된 암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회사는 일반암이 아니라 제자리암일 가능성이 있으니 의료자문을 받아보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주치의 진단서에 대장암이라고 명확히 표기돼 있는데도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만약 A씨가 의료자문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주치의가 임상적으로 ‘일반암’이라고 진단했더라도 병리학적 검사에서 ‘제자리암’ 소견이 나왔다면, 보험사가 정확한 판단을 위해 의료자문을 요청하는 것은 정당한 절차로 볼 수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금 청구가 접수되면 지급 여부와 지급액을 결정하기 위해 청구 사유를 확인하고 적정 금액을 산정한다. 이 과정에서 ‘의료자문’이 활용되는데, 이는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경우 전문의에게 소견을 구하는 절차로 보험금 심사의 한 단계다.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르면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의뢰할 경우 그 사유와 내용, 제공 자료 내역 등을 계약자에게 설명해야 한다. 또 보험협회는 의료자문제도에 대해 ‘의료자문 표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2021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의료자문은 주로 보험계약자 등이 제출한 검사결과와 보험금 청구내용이 다를 때 시행되는데, A씨와 같이 주치의 진단서와 병리학적 검사결과가 다를 때도 이에 해당한다.
특히 암보험 약관은 ‘암 진단은 병리과 또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가 조직검사·세포검사·혈액검사 등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내려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병리학적 진단이 종양의 실질을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반면, 주치의의 임상학적 진단은 치료 관점에서 환자의 예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역시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다만 병리학적 검사가 불가능할 때는 임상적 진단도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또한, 약관에는 계약자가 보험사의 조사 요청에 협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동의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더라도 지연이자를 받을 수 없다.
즉, A씨는 의료자문에 반드시 응할 의무는 없지만 거부할 경우 지급이 늦어지고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
아울러 A씨는 보험회사의 협의를 통해 제3의 의료기관 자문의에게 의료자문을 하는 방법도 있다. 이때 자문은 의료법에 규정된 종합병원 소속 전문의가 맡으며, 비용은 전액 보험사가 부담한다. 이미 보험사 의료자문 결과가 나왔더라도 그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보험사에 재자문을 요청할 수 있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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