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중 사고를 겪은 70대 환자가 감염 악화로 사망하면서, 초기 진단과 치료 과정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70대 A씨는 설사 증상이 지속되고 약 7개월 동안 체중이 15kg 감소하자 한 병원을 찾았고, 위장염 진단을 받은 뒤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했다. 이후 한 달 만에 체중이 10kg 이상 증가하는 등 전신 부종과 허약감이 심해져 입원했다.

입원 당일 검사실로 이동하기 위해 휠체어에 앉는 과정에서 A씨는 우측 둔부를 팔걸이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열흘 뒤쯤 해당 부위에 농양이 발생했고, 괴사성 근막염으로 진단됐다. A씨는 당일 응급 절개·배농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폐렴에 따른 패혈성 쇼크로 결국 사망했다.

유족 측은 “초기 진단이 부정확한 상태에서 스테로이드가 과다 처방돼 전신 부종이 발생했고, 휠체어 사고 이후 통증과 타박상을 호소했음에도 병원이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고 경과만 관찰해 상태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괴사성 근막염 진단과 수술이 지연됐고, 이후 치료 역시 미흡해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조직검사와 혈액검사 결과를 토대로 호산구성 위장염을 진단했으며, 이에 따른 스테로이드 치료는 적절한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부종은 기저질환에 따른 것으로 약물 부작용이 아니며, 사고 직후에도 골절이나 감염을 의심할 만한 명확한 징후가 없어 경과 관찰이 타당했다고 설명했다. 폐렴과 패혈증 역시 면역력 저하 등 기저질환 영향이 크다고 주장했다.

휠체어, 환자 (출처=PIXABAY)
휠체어, 환자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병원 측에 50%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문위원은 A씨에 대한 호산구성 위장염 진단과 스테로이드 처방 자체는 적절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휠체어 사고 이후 발생한 괴사성 근막염에 대해서는 병원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봤다. 당시 A씨는 전신 부종과 허약 상태에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감염 위험이 높은 상황이었음에도, 초기 적극적인 검사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사고 이후 통증과 발열, 부종이 나타났음에도 단순 방사선 검사에 그쳤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CT 검사와 협진이 지연되면서 수술 시기가 늦어졌다고 지적했다. 괴사성 근막염은 급속히 악화되는 질환인 만큼, 이 같은 지연으로 조기 치료 기회를 놓쳤고 결국 패혈증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수술 이후 치료 과정에 대해서는 해당 질환의 특성상 치사율이 높고 표준 치료가 시행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별도의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또한 A씨의 기저질환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감염 발생과 악화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점을 감안해 병원의 책임은 50%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병원은 2차 입원 진료비와 장례비의 50%를 배상하고,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됐다.

한편, 유족이 요구한 일실수익과 간병비는 A씨의 연령과 당시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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