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이후 전신 상태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환자에게 의료진이 무리하게 심혈관 시술을 시행하고 조영제를 과다 투여한 과실이 인정됐다.

60대 소비자 A씨는 한 병원에서 췌관내 유두상 점액분비 종양(IPMT)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시행한 1차 심혈관조영술에서 관상동맥 협착이 확인됐으며, 이에 대한 스텐트 시술은 약 한 달 뒤로 계획됐다.

이후 A씨는 심장내과에 재입원해 2차 심혈관조영술을 받았으나 스텐트 삽입에 실패했고, 다음 날 호흡곤란이 발생해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치료를 받던 중 급성신부전과 신독성에 따른 젖산 산증으로 결국 사망했다.

유족은 전신 상태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진이 시술을 강행했고, 2차 시술 과정에서 조영제를 과다 사용해 신독성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가피하게 조영제를 많이 사용했다면 이후 신독성 예방 및 치료 조치가 적절히 이뤄졌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해 사망에 이르렀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병원 측은 1차 검사 당시 우측 관상동맥이 오래전부터 막혀 있었고 좌측 관상동맥도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급사 또는 중대한 심부전 위험이 높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차 심혈관조영술은 불가피했으며, 조영제 사용과 사망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A씨가 시술 전날까지 당뇨약 메트포민을 복용한 점이 조영제 유발 신부전과 젖산 산증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심장 (출처=PIXABAY)
심장 (출처=PIXABAY)

한국소비자원은 의료진의 과실과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우선 A씨의 심초음파 결과 좌심실 기능에 큰 문제가 없었고, 2차 입원 당시 전신 상태 역시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즉각적인 시술보다는 약물치료를 유지하며 상태 회복 이후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만성 폐쇄성 병변 특성상 스텐트 삽입 성공률이 낮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시술을 진행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조영제 사용량 역시 쟁점이 됐다. 2차 심혈관조영술 당시 투여된 조영제는 통상적인 권고 범위를 초과했다. 당뇨병 병력과 저하된 신기능 상태를 고려할 때 과도한 조영제 사용이 급성 신독성을 유발한 주요 원인으로 판단됐다. 또한 시술 이후 신기능 악화와 대사성 산증이 확인됐음에도 적절한 시점에 신장대체치료가 시행되지 않은 점도 과실로 지목됐다.

전문위원은 A씨의 사망 원인을 교정되지 못한 중증 대사성 산증으로 추정했으며, 당시 투석 등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졌다면 상태가 호전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아울러 2차 시술이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의 중증 심혈관 질환 상태를 고려해 병원의 책임 비율은 70%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병원 측이 유족에게 2차 입원 진료비와 장례비를 합한 금액의 70%와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컨슈머치 = 이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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