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의 의료 정보가 인터넷에 게시된 사실이 확인되자 유족은 이를 의료법상 비밀누설 금지 의무 위반이라며 해당 의사를 고발했다.
소비자 A씨 어머니는 과거 수술 후유증으로 위장관 유착박리 수술을 받았다가 수술 실패로 사망했다.
위독한 상태도 아니었던 어머니가 갑자기 사망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유사 사례를 찾아보던 A씨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 어머니의 의료정보가 고스란히 게시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어머니의 병력뿐 아니라 과거 지방흡입 수술 사실, 당시 체중, 수술 부위 사진 등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게시자 신원을 추적한 결과, 게시자는 다름 아닌 수술을 집도한 의사였다. 의사는 치료 사례 공유를 명목으로 어머니의 정보를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사망에 이어 사적인 의료기록까지 무단 공개된 사실에 분노한 A씨는 해당 의사를 「의료법」상 비밀누설 금지의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A씨는 “어머니는 과거 지방흡입 사실을 가족에게조차 숨길 만큼 사적인 영역으로 여겼다”며 “본인이 살아계셨다면 의료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반면 해당 의사는 “환자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것도 아니고, 비슷한 치료를 고려하는 환자들에게 참고용으로 사례를 공유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의료법」 제19조제1항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법령에 따른 경우 외에는 누설하거나 발표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때 보호 대상인 ‘다른 사람의 정보’에 사망자의 의료정보도 포함되는지가 쟁점이 된다.
관련 사안에서 대법원은 “의료인의 비밀 유지 의무는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신뢰 형성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한 공중의 신뢰를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러한 비밀 유지 의무는 환자 사망 후에도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또한 “의료인이 누설을 금지하는 ‘다른 사람의 비밀’에는 사망자의 비밀도 포함되므로, 사망한 환자의 수술 이력이나 사진 등을 인터넷에 게시한 행위는 의료법상 금지된 비밀 누설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A씨 어머니의 의료정보를 온라인에 게시한 해당 의사는 「의료법」 제19조에 규정된 비밀 누설 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
[컨슈머치 = 전향미 기자]
